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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66

백석 명시 국수

백석 명시 국수.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국수 /백석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 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싸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얀 흰 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

김영랑 명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명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출처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원본 김영랑 전집, 한국문화사, 1997. 🍎 해설 국민 애송시다. 잘 다듬어진 시어와 리드미컬한 운률로 인해 ..

김소월 명시 산유화

김소월 명시 산유화. 이 블로그는 김소월의 산유화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출처: 김소월, 산유화, 김소월 명시, 북인북, 2014. 🍎 해설 국민 애송시다. 김소월 3대 명시중 하나다. 발표한지 100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오늘날에도 애송되고 있다니 대단한 일이다. 우선 시적 리듬이 좋다. ‘-네’로 행을 종결하면서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반복되는 이 운율이 아름답다. 산유화는 산수유와 같은 꽃 이름이 아니다. 그런 꽃 이름은 없고 산에 꽃이 있다 ..

피천득 명시 너

피천득 명시 너.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너 /피천득 눈보라 헤치며 날아와 눈 쌓이는 가지에 나래를 털고 그저 얼마 동안 앉아 있다가 깃털 하나 아니 떨구고 아득한 눈 속으로 사라져가는 너. ❄출처: 피천득, 너, 피천득 문학전집 세트, 샘터, 2017. 🍎 해설 우선, ‘너’는 이 세상을 왔다 가는 모든 사람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간인 너는 어느 순간 나타나 나래를 털고 앉았다가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다. 네가 눈보라 헤치며 날아온 그 비밀을 나는 알 수가 없다. 허나 알 수 있는 건 네가 지금 나뭇가지에 잠시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너란 인간은 언젠가는 아득한 눈 속으로 사라져 간다. 너는 과연 깃털 하나 아니 떨구고 아득한 눈 속으로..

윤동주 명시 별 헤는 밤

윤동주 명시 별 헤는 밤.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

서정주 명시 선운사 동구

서정주 명시 선운사 동구. 한국인들의 애송시다.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주: 1.골째기: 골짜기 2.피지 안했고: 피지 않았고 3.상기도: 아직도(시방도) 4.남었읍디다: 남았습디다 ❄출처: 서정주,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시인생각, 2012. 🍎 해설 🌹초점 해설 서정주 시인은 어린 시절 생가에서 가까운 고창 선운사에 자주 놀러갔다. 동백꽃이 완연한 대웅보전 앞 뜰에서, 만세루에서 뛰어놀며 계절마다 그 멋을 달리하는 산사에서 풍부한 감..

백석 명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명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한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김종삼 명시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명시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이 블로그는 김종삼 시인의 이 시를 '명에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출처: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신작시집, 민음사, 1982. 🍎 해설 김종삼은 시인이다. 그것도 보통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 시인이..

김광섭 명시 저녁에

김광섭 명시 저녁에. 이 블로그는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초점해설 우리은하계(태양과 지구)에는 4,000억개의 별이 있다.또한 우주에는 우리은하계와 비슷한 1,700억개의 은하계가 있다.이 수천억개, 수천조개의 별들중 하나인 너와 내가 어떻게 서로 마주보고 있는 것인가? 정말 기적이다. 저녁별은 밤이 깊어지면 사라지고 너와 나 또한 그렇게 될 운명이다. 이런 너와 나의 만남과 헤어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 ..

박목월 명시 나그네 <박목월 해설>

박목월 명시 나그네 . 대표적 국민 애송시다. 시인의 자작시 해설을 들어 보시는 것도 삶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출처: 박목월,나그네, 박목월 시집, 『 청록집 』, 을유문화사, 1975. 🍎 박목월 시인의 자작시 해설 🌹 나의 대표작인가? “대표작은?” 흔히 받게 되는 질문이다. “글쎄요?” 내가 대답을 망설이면, “ 아닐까요?” 그분의 말이다. 하지만, 나는 를 대표작이라 생각해 본 일도 없고, 이 작품에 대하여 각별한 애착을 가져본 적도 없다. 작자에 있어서 모든 작품이란 그 자신의 어쩔 수 없는 감정의 필연성에서 빚어진 것이다. 애착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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