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서정주 명시 선운사 동구

무명시인M 2021. 3. 2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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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명시 선운사 동구. Photo Source: www.unsplash.com

서정주 명시 선운사 동구. 한국인들의 애송시다.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 1.골째기: 골짜기

2.피지 안했고: 피지 않았고

3.상기도: 아직도(시방도)

4.남었읍디다: 남았습디다

출처: 서정주,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시인생각, 2012.

 

🍎 해설

 

🌹초점 해설

서정주 시인은 어린 시절 생가에서 가까운 고창 선운사에 자주 놀러갔다. 동백꽃이 완연한 대웅보전 앞 뜰에서, 만세루에서 뛰어놀며 계절마다 그 멋을 달리하는 산사에서 풍부한 감성을 키웠다.

 

시인은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라던 23세를 지나 26세 때 고향을 찾았다.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어릴 때 뛰어놀던 선운사와 동백꽃이 보고 싶어졌다. 선운사 근처의 번지없는 주막에 들러 막걸리를 찾았다. 나이 40쯤의 훤칠하게 생긴 주모가 '그렇잖아도 오늘은 한번 개봉해 볼까 하는 꽃술이 한 항아리 기대리고 있는디라우'라고 했다. 시인과 주모는 한 도가니를 눈 깜짝할 사이에 비워버렸다. 얼얼해진 주모가 육자배기를 들려줬다. 기막히게 잘 부르는 절창이었다. 시인은 큰 감동을 받았다. 주모는 떠나는 시인에게 '동백꽃이 피거들랑 또 오시오 인이(호남 방언: 애교의 뜻)...'라고 했다.

 

세월이 20여년 흘러 시인은 그 주모가 보고 싶어 그 주막을 다시 찾았다. 그 주모는 6.25 전쟁중에 빨치산 토벌에 나선 경찰들에게 밥을 지어 먹인 죄목으로 빨치산에게 학살당했다는 소식을 시인은 듣는다. 집터도 없어지고 그 자리엔 실파만 나 있다.

 

시인은 그 자리에서 선운사 동구라는 시에 그 육자배기 소리를 담아보았다.

 

시인이 삶이란 무엇인가를 찾아 방황하던 시절, 그는 삶의 진리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번지없는 주막의 주모의 육자배기 가락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 시에서 그걸 형상화시키고 있다.

 

시인은 인정이 많아 경찰들에게 밥을 지어 먹인 죄목으로 빨치산에게 학살 당한 그 주모를 추모하면서 동족상잔의 비극에 오열한다. 그러나 그 비통함을 최대한 절제하여 쉰 목소리만 남았다고 오열한다. 오히려 더 비통하다.

 

결국 시인은 그 동백꽃 대신 목이 쉰 육자배기 가락 속에 그 옛날의 동백꽃이 한()처럼 남아 있다고 절규한다. 그러나 그 절규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

 

시인의 이 스토리에 대한 직접 회고는 다음 수필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legendonkihotte.tistory.com/44

 

서정주 명수필 선운사

오늘은 서정주 시인의 명수필 선운사를 감상해 보자.불후의 명시 선운사 동구의 탄생 배경이 나온다. 선운사 /서정주 선운사 주지화상 배성원 씨의 말씀을 들으면, 선운사에 있는 만세루라는 집

legendonkihotte.tistory.com

🌹 선운사의 브랜드 서정주 시인의 선운사 동구

선운사가 동백을 조경한 이유는 화재 예방 때문이었다. 불에 강한 동백나무를 심어 산불로부터 법당을 보호하고자 함이었다. 이는 서정주 시인을 만나 시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선운사 동백꽃은 서정주 시인으로 유명해졌다.

 

여러분, 지금쯤 선운사 동백꽃이 피기 시작할 것이다. 선운사에 가서 그 가련한 주모의 육자배기 가락이 남아있는 그 동백꽃 사진을 찍어 오시기 바란다.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Photo Source: www.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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