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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 4

김영무 아, 오월

김영무 아, 오월. 아름다운 오월의 시.아, 오월/김영무파란불이 켜졌다꽃무늬 실크 미니스카트에 선글라스 끼고횡단보도 흑백 건반 탕탕 퉁기며오월이 종종걸음으로 건너오면 아, 천지사방 출렁이는금빛 노래 초록 물결누에들 뽕잎 먹는 소낙비 소리또 다른 고향 강변에 잉어가 뛴다 🍒 ❄출처 : 김영무 시집, 『산은 새소리 마저 쌓아두지 않는구나』, 창비, 1998. 🍎 해설오월이 바로 연상되는 한 폭의 아름다운 명화다.시각과 청각 이미지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누에들 뽕잎 먹는 소낙비 소리' 는 들어 본 적이 없지만, 시골 고향의 오월을 생각나게 한다. 파란불이 켜졌다꽃무늬 실크 미니스카트에 선글라스 끼고횡단보도 흑백 건반 탕탕 퉁기며오월이 종종걸음으로 건너오면 아, 천지사방 출렁이는금빛 노래 초록 물결..

좋은시 2025.05.09

윤효 죽비

윤효 죽비. 자아 성찰의 짧은 시.죽비/윤효복도로 나가서 꿇어앉아종이 울릴 때까지 왜 그랬는지 까맣게 잊었지만 아직도 울리지 않고 있는그 종. 🍒 ❄출처 : 윤효 시집, 『참말』, 시학, 2014. 🍎 해설*죽비(竹篦): 불교에서 장시간 참선으로 심신이 흐트러질 경우 정신을 깨우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대개는 법을 전하는 자리에서 직접 손으로 죽비를 쳐서 소리로 수도승이 정신을 환기하도록 유도하거나 직접 수도승을 때려서 정신을 차리도록 한다. 대나무 가운데를 세로로 잘라 만들거나 아니면 대나무를 반으로 쪼갠 것을 맞대어 붙여 만들기도 한다. 두 쪽의 맨 윗부분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부의 자극을 주면 소리가 크게 난다. 이 원리를 이용해 참선 중에 주의를 환기시킨다. 윤효 시인은 짧은 시의 창작..

짧은 시 2025.05.08

김종해 텃새

김종해 텃새. *텃새: 참새, 까치처럼 철새가 아닌 새들.텃새/김종해하늘로 들어가는 길을 몰라새는 언제나 나뭇가지에 내려와 앉는다하늘로 들어가는 길을 몰라하늘 바깥에서 노숙하는 텃새저물녘 별들은 등불을 내거는데세상을 등짐지고 앉아 깃털을 터는텃새 한 마리눈 날리는 내 꿈길 위로새 한 마리기우뚱 날아간다 🍒 ❄출처 : 김종해 시집, 『풀』, 문학세계사, 2001. 🍎 해설텃새가 하늘 들어가는 길을 몰라 매일 하늘 바깥에서 노숙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의 공존, 공생이 그리워서, 또는 불가피해서 그러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과 더불어 살다보면 분노와 증오, 치열한 삶의 시각이 때로 자신의 주장에 얹혀지기도 하겠지만, 시인은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의 뿌리를 다듬어 낸다. *시인의 말나는 이런 시가 좋다아..

좋은시 2025.05.04

조영심 그리움

조영심 그리움.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짧은 시.그리움/조영심소리 없이 와도네 소리가 가장 크다 🍒 ❄출처 : 조영심 시집, 『그리움의 크기』, 지혜, 2020. 🍎 해설그리움은 언제 어디에서부터 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움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 우리를 찾아오지만, 우리를 흔드는 힘이다.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드는 원천적 힘이다. 그리움은 그 무엇보다도 크다. 막으면 막을수록 더 큰 소리로 심장을 딛으며 온다. 그리움의 대상이 멀리 있을수록 크다. 벼락치듯 나를 전율시킨 짧은 시다. 소리 없이 와도네 소리가 가장 크다

짧은 시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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