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5/04 3

김소월 길

일제 강점기 하, 유랑의 길을 걸었던 우리 민족의 비애감을 형상화.길/김소월어제도 하룻밤나그네 집에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웠소. 오늘은또 몇 십 리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들로 갈까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정주(定州) 곽산(郭山)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저 기러기공중에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저 기러기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길이라도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 ❄출처 :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매문사, 1925. 🍎 해설*바이: 전혀이 시는 목적지를 상실한 나그네의 비애를 소월 특유의 7,5조의 전통적 리듬과 소박하고 일상적 언어, 자문자답 형식의 대화체를 빌려 표현한 시이다. 날아다니는 새인 까마귀와 기..

좋은시 2025.04.09

고운 머슴 대길이

고운 머슴 대길이. 고운 시인의 민중시 중 성공작.머슴 대길이/고운새터 관전이네 머슴 대길이는상머슴으로누룩도야지 한 마리 번쩍 들어도야지 우리에 넘겼지요그야말로 도야지 멱 따는 소리까지도 후딱 넘겼지요밥때 늦어도 투덜댈 줄 통 모르고이른 아침 동네길 이슬도 털고 잘도 치워 훤히 가리마 났지요그러나 낮보다 어둠에 빛나는 먹눈이었지요머슴방 등잔불 아래나는 대길이 아저씨한테 가갸거겨 배웠지요그리하여 장화홍련전을 주룩주룩 비오듯 읽었지요어린아이 세상에 눈떴지요일제 36년 지나간 뒤 가갸거겨 아는 놈은 나밖에 없었지요 대길이 아저씨더러는주인도 동네 어른도 함부로 대하지 않았지요살구꽃 마을 뒷산에 올라가서홑적삼 큰아기 따위에는 눈요기도 안하고지게작대기 뉘어 놓고 먼데 바다를 바라보았지요나도 따라 바라보았지요우루루르..

좋은시 2025.04.05

김소월 산

김소월 산. 일제 식민지 시대를 정면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시인의 고뇌.산/김소월산(山)새도 오리나무위에서 운다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영(嶺) 넘어 갈라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나리네, 와서 덮이네.오늘도 하룻길칠팔십리돌아서서 육십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삼수갑산에 다시 불귀.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십오년 정분을 못 잊겠네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산새도 오리나무위에서 운다.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 ❄출처 : 『개벽』 40호, 1923. 10,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RHK. 2020. 🍎 해설*시메 : 깊은 산골.*불귀(不歸) :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뜻. 고향을 그리워하며 낯선 타향에서 유랑의 길을 걷는 시인의 비애감을 표출하고 있다. 시인은 ..

좋은시 2025.04.03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