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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66

김소월 접동새

김소월 접동새.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노래한 명시.접동새/김소월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 ❄출처 : 1923년 『배재(培材)』2호에 「접동」이란 제목으로 발표, 김소월, 『김소월 시집』, 종합출판범우, 2011. 🍎 해설*접동새: 두견새 *‘아우래비’: ‘아홉 오라비’의 의미와 접동새의 울음을 의성화. *불설워: 몹시 서러워의 평안도 사투리. ..

이상 거울

이상 거울. 이상 시인의 시 중 가장 쉬운 시.거울/이상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출처 : [가톨릭청년](1933. 10)에 첫 발표, 이상 시집, 『이상 시전집』, 권영민 엮음, 민음사, 2022. 🍎 해설난해시로 유명한 이상 시인의 시 중에서 가장 쉬운 시 중 하나다. 가장 쉬운 시인데도 그렇게 ..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평전의 안도현 시인이 백석 시 중 가장 좋아한다는 명시.흰 바람벽이 있어/백석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 던지고 때글은 낡은 무명 샷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앉어 대구국을 끓여..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일제강점기 때의 우명한 시인 이장희의 대표작.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 ❄출처 : 1924년 5월, 《금성(金星)》 3호에 발표. 이장희 유고 시집, 『봄은 고양이로다』, 이프리북스, 2013. 🍎 해설 일제 강점기 때 활동한 이장희(李章熙, 1900~1929) 시인의 대표작이다. 마치 한적한 시골마을 툇마루에 졸고 앉은 고양이를 연상하며 시를 읽는 느낌이다. 고양이를 통해 체감되는 봄과 봄을 통해 묘사되는 고양이가 조화롭게 융합..

정지용 향수

정지용 향수.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박인수 테너의 노래로도 유명하다.향수/정지용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한용운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의 침묵. 시인이자 독립투사인 만해 한용운 시인의 대표작.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

김소월 초혼

김소월 초혼. 김소월 시인의 5대 명시 중 하나. 초혼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어! 허공(虛空) 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 ❄출처 :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매문사, 1925. 🍎 해설 * : 우리나..

서산대사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서산대사 명시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의 명시.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서산대사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함부로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蹟)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 ❄출처 : 조선 순조 이양연(李亮淵) 시인 1771년~1853년,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 후에 『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 뒤에 합철, 규장각 도서 소장. 🍎 해설 이 시는 애국자 서산대사의 시다. 서산대사(1520~1604)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전국의 사찰과 승려들에게 나라를 구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격문을 보내 의승병(義僧兵)들이 도처에서 일어나도록 했다. 또 승병장인 자신도 직접..

노자 명언 상선약수

노자 명언 상선약수. 유명인사들이 자주 인용하는 명언. 상선약수(上善若水) /노자 상선약수(上善若水) 수선이만물이부쟁(水善利萬物而不爭) 처중인지소오(處衆人之所惡) 고기어도(故幾於道)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는 일이 없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위치한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까운 것이다. 🍒 ❄출처 : 중국 노자, 『도덕경』 8장(총 81장), 기원전 4세기경 중국 초나라. 🍎 해설 정치인들, 행정인들, 기업인들이 이 상선약수를 자주 써 먹는다. 흔히 자기미화용으로 인용한다. 예를 들면 평소에 어려운 시민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교만하게 살아 온 정치인들도 선거 때가 되면, “나는 상선약수를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 왔습니다...

김소월 명시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명시 엄마야 누나야. 국민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이유는? 엄마야 누나야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출처 : 1922년 1월호 『개벽』에 발표,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중앙서림, 1925에 수록. 🍎 해설 우리 국민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국민 애송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음악성이다. 이 시는 음악보다도 더 음악적이다. 이 시는 민요조의 서정시다. 1행과 4행의 반복행절인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에서 우리는 우리 민족의 민요적 가락과 정과 한을 느낀다. 자연에 대한 동경을 소박한 정감으로 애기하고 있는 데에도 운률에서 민족의 한과 정감을 느낀다. 둘째, 해맑기 때문이다. 김소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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