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종기 축제의 꽃. 시든 꽃도 따뜻하다.축제의 꽃/마종기가령 꽃 속에 들어가면따뜻하다수술과 암술이바람이나 손길을 핑계 삼아은근히 몸을 기대며살고 있는 곳. 시들어 고개 숙인 꽃까지따뜻하다임신한 몸이든 아니든혼절의 기미로 이불도 안 덮은 채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잠들어버린 꽃 내가 그대에게 가는 여정도따뜻하리라.잠든 꽃의 가는 숨소리는이루지 못한 꿈에 싸이고이별이여, 축제의 표적이여,애절한 꽃물이 만발하게우리를 온통 함께 적셔주리라 🍒 ❄출처 : 마종기 시집,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문학과지성사, 2002. 🍎 해설한창 피어있는 꽃 속뿐만 아니라 시든 꽃 속도 여전히 따뜻하다는 시적 감수성과 통찰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랑이 끝나고 슬픔마저 잠들어버렸다 하더라도, 거기 여전히 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