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김소월 접동새

무명시인M 2024. 1. 1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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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접동새.

김소월 접동새.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노래한 명시.

접동새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
 
❄출처 : 1923년 『배재(培材)』2호에 「접동」이란 제목으로 발표, 김소월, 『김소월 시집』, 종합출판범우, 2011.
 

🍎 해설

*접동새: 두견새
*‘아우래비’: ‘아홉 오라비’의 의미와 접동새의 울음을 의성화.
*불설워: 몹시 서러워의 평안도 사투리.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어린 아홉 동생을 거느린 큰 누나는 어머니 역할을 대신해야만 했지만 계모는 표독스러워 전실자식들을 몹시 학대한다. 마침내 계모의 학대와 간계에서 못 벗어난 큰 누나는 죽임을 당한다.
 
큰 누나는 계모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해 그 원혼이 접동새가 되어 남은 아홉 동생들을 못 잊어 밤이면 이산저산 옮겨 다니며 구슬피 운다. 죽어서도 의붓어미가 무서워 집에는 가질 못하고 집 근처에서만 동생들을 부르면서 구슬피 운다.
 
접동새는 억울하게 죽은 큰 누나이고,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상징하는 표상이다. 결국 이 시는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한恨의 정서를 형상화하고 있다.
 
나라를 빼앗기고, 또 오랫동안 의지하고 살았던 삶의 터전과 방식마저 빼앗긴 채 비참하게 방황했던 식민지 백성들에게 이 시는 자신들의 상실감과 한을 대신 노래한 수작이 되었다.
 
또한 이 시가 애송되는 것은 전통적 민요조의 7.5조를 아름답게 계승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향토적 자연과 정서, 농촌의 소박한 인정 풍속이 아름다운 민요조의 시적 리듬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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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 가며 슬피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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