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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66

김영랑 명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명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출처: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원본 김영랑 전집, 한국문화사, 1997. 🍎 해설 이 시는 한국 서정시의 대표작이자 국민 애송시다. 김영랑 시인은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살린 섬세한 시적 에스프리를 개척하였다. 그 중에서도 이 시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시어와 섬세한 감각적 표현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산골의 잔잔..

조지훈 명시 사모

조지훈 명시 사모. 이 블로그는 조지훈 시인의 사모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사모/조지훈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출처 : 조지..

황진이 명시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 명시 어져 내 일이야. 이 블로그는 황진이 시인의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도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출처 :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김천택 편저, 청구영언, 1728년(조선 영조 4년). 🍎 해설 아! 내 일이야. 그리울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했더라면 갔겠는가마는 제 굳이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이 시를 초장, 중장, 종장으로 나누어 보자. 초장에서는 독자들에게 우선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아! 내 일이여! 방탄소년단 리더 RM 버전으로 하면 ‘내 머선 129’(내 무슨 일이고?)이다. 내가 저지른 일이구나, 후회스럽구나..

박목월 명시 윤사월

박목월 명시 윤사월.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윤사월 /박목월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직이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송홧가루: 송홧(松花)가루 *눈먼 처녀사: 눈먼 처녀가 ❄출처 : 박목월, 윤사월, 박목월 시전집, 민음사, 2003. 🍎 해설 박목월 시인은 민족전통의 율조와 회화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향토성이 강한 소재를 형상화시켰다. 이 시는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보다 더 아름다운 격조높은 명시다. 어느 늦봄의 대낮, 노란 송홧가루가 바람에 날리는 외딴 봉우리 한구석에는 산을 지키는 산지기의 집이 한 채 외롭게 서 있다. 그 집에는 산지기의 딸인 눈먼 처녀가 살고 있는데, 그녀는 안타깝게..

박목월 명시 하관

박목월 명시 하관. 이 블로그는 박목월 시인의 하관(下棺)을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하관 /박목월 관을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출처: 박목월, 하관(下棺), 박목월 시전집, 민음사, 2003. 🍎 해설 박목..

유치환 명시 깃발

유치환 명시 깃발. 이 블로그는 유치환 시인의 깃발을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로 선정하였다. 깃발 /유치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출처 : 유치환, 깃발, 깃발 유치환 시집, 자유문학사, 1987. 🍎 해설 1960~1980년대 고등학교 교과서에 붙박이처럼 실려 있던 시다. 고교생들은 우선 푸른 바다를 향해 나부끼는 한 폭의 깃발을 만나게 된다. 간결하면서도 애수가 느껴지지만 뭔가 역동적인 추억으로 남게 된다. 쉽게 암송이 된다. 이 시는 인간이 이상세계(푸른 해원)를 ..

김수영 명시 풀

김수영 명시 풀. 이 블로그는 김수영의 풀을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이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출처 : 김수영, 풀, 김수영 전집, 민음사, 2015년. 🍎 해설 이 시는 그 의미를 둘러싸고 많은 문학적 정치사회학적 논쟁을 유발하였다. 이 시의 키워드는 풀과 바람이다. 어떤 사람들은 풀을 가난하고 억눌려 사는 민중의 상징이고, 바람은 민중..

김춘수 명시 꽃

김춘수 명시 꽃.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출처 : 김춘수, 꽃, 시집 꽃,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 해설 나태주 시인이 부상하기 전에는 한때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 1위를 석권했던 시다. 김춘수 시인의 여러 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유독 이 꽃이라는 시를 좋아..

황진이 명시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명시 동짓달 기나긴 밤을. 이 블로그는 황진이 시인의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여 춘풍 이불 아레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출처 :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김천택 편저, 청구영언, 1728년(조선 영조 4년). 🍎 해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봄바람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정든 님 오신 날 밤이거든 굽이굽이 펴리라 근현대사를 포함한 한국 문학사상 불후의 명시다. 🌹 피천득 시인의 평가 “영국인들은 인도를 다 주어도 셰익스피어와는 바꾸지 않겠다고 했지만, 나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수천 편을 가져와도 황진이의 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시 ..

윤동주 명시 서시

윤동주 명시 서시.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로 선정하였다.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출처 : 윤동주, 서시, 윤동주 전 시집, 스타북스, 2019. 🍎 해설 어느 여론조사에 의하면, 일반인들에게 가장 좋은 시를 뽑으라고 하면 나태주의 이나 김소월의 , 또는 서정주의 나 박목월의 를 뽑는다고 한다. 그러나 시인들은 가장 좋은 시를 얘기해 달라고 하면 거의 모두 이 를 말했다고 한다. 인간의 고뇌를 간결한 시어로 아름다운 자연에 비추어낸 윤동주의 3대 대표작중 하나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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