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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343

윤효 짧은 시 동백연가

윤효 짧은 시 동백연가. 너무 보고 싶을 때 나는 소리는? 동백연가 /윤효 네가 너무 보고 싶었다, 투욱, 투우욱, 투우우욱, 툭. ❄출처 : 윤효, 동백연가, 윤효시집 『햇살방석』, 시학, 2014. 🍎 해설 “투욱, 투우욱, 투우우욱, 툭.”은 기쁨과 슬픔의 눈물이 떨어지는 소리인가. 동백꽃이 떨어지는 소리인가. 반가워서 등을 두드리는 소리인가. 짧은 시를 지향하는 시인의 아주 짧은 의성어/의태어 시적 에스프리가 우리 마음에 뭔가 와 닿는다. 🌹 윤효 시인 195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984년 미당 서정주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오산중학교 교장 역임. 《물결》 《얼음새꽃》 《햇살방석》 《참말》 등의 시집을 내는 동안 제16회 편운문학상 우수상, 제7회 영랑시문학..

짧은 시 2021.09.25

김용택 짧은 시 쉬는 날

김용택 짧은 시 쉬는 날. 여러분은 이번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쉬는 날 /김용택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 맑은 가을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볕이나 발로 툭툭 차며 놀아라. ❄출처 : 김용택, 쉬는 날, 울고 들어 온 너에게, 창비, 2016. 🍎 해설 이번 추석 연휴 때 잘 쉬셨습니까? 쉬는 법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시인의 쉬는 날과 당신의 이번 추석 연휴 때의 쉬는 날을 한번 비교해 보시지요. 비교 분석을 통한 자기 성찰을 하면서 새롭게 일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19 장기화로 일하고 싶어도 일터가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늘어 났습니다. 당신은 직장을 가진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일하고 쉬고 또 일하다가 재충전을 위해 쉬는 일상의 반복을..

짧은 시 2021.09.23

윤효 짧은 시 못

윤효 짧은 시 못. 당신은 가슴에 대못을 박고 살고 있는가? 못 /윤효 가슴에 굵은 못을 박고 사는 사람들이 생애가 저물어가도록 그 못을 차마 뽑아버리지 못하는 것은 자기 생의 가장 뜨거운 부분을 거기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출처 : 윤효, 못, 시집 『물결』, 다층, 2001. 🍎 해설 누구나 크고 작건 간에 가슴에 대못을 박고 산다.그것은 못 이룬 열망일 수 있고, 한에 맺힌 비통일 수도 있다. 당신도 가슴에 대못을 박고 살고 있는가? 그러나 그 대못은 당신 생의 가장 뜨거운 부분이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 인생의 등잔의 심지였고 관솔이었다. 어려울 때마다 다시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사는 이들이여.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당신의 걱정과 비통이 키우고 있는 것은 이 세..

짧은 시 2021.09.22

박성우 짧은 시 보름달 찐빵

박성우 짧은 시 보름달 찐빵. 이번 추석 보름달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보름달 찐빵 /박성우 저 빵을 뜯으면 야채가 나올까, 단팥이 나올까? 🍒 ❄출처 : 박성우, 보름달 찐빵, 우리 집 한 바퀴, 창비, 2016. 🍎 박성우 시인의 해설 이제는 내가 도와줄게 몇 방울 비가 온다. “딸, 탈모 되니까 모자 써.” “아빠, 탈모가 뭐야?” “음, 머리카락이 빠지는 거야.” “아빠, 그럼 탈춤은 춤이 빠져나가는 거야?”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신이 난 춤이 팔다리 어깨에서 빠져나오는 건 맞아.” 딸애와 나의 대화는 대충 이런 식인데, 나는 이런 말들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동시 수첩에 옮겨 적어 두곤 했다. 딸애가 처음 한 말은 엄마를 부르는 “마”였고, 그다음은 아빠인 나를 부르는 “아쁘”였다. “나는..

짧은 시 2021.09.20

박희준 짧은 시 하늘 냄새

박희준 짧은 시 하늘 냄새. 짧지만 깊이가 있고 멋있는 시다. 하늘 냄새 /박희준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 ❄출처 : 박희준, 하늘 냄새,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 박희준 시집, 신어림, 1995. 🍎 해설 무심코 올려다 본 하늘은 어느새 높아져 있다. 가을 하늘이다. 시인은 맑은 사람에게서는 하늘 냄새가 난다고 노래한다. 짧지만 깊이가 있고 멋있는 시다. 이번 가을에는 겸손하고 맑디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은 사람을 만나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보고 싶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짧은 시 2021.09.12

김용택 짧은 시 달

김용택 짧은 시 달. 가을 사랑시다. 간결하고 쉬운 시어로 그리움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시다. 달 /김용택 어젯밤 나는 네 얼굴을 보려고 달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출처 : 김용택, 달, 속눈썹, 마음산책, 2011. 🍎 해설 김용택 시인은 달이라는 제목의 연작시를 여러 편 썼다. 대체로 짧고 아름다운 시다. 이 시는 연작시 ‘달 1’이라고 말해도 좋다.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가을이다. 가을이라고 하면 둥근달이 떠오른다. 얼마나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보고 싶으면 달 속으로 기어 들어갔을끼? 이 가을에는 사랑을 하자. 달 속으로 한번 기어 들어가 보자... 어젯밤 나는 네 얼굴을 보려고 달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짧은 시 2021.09.03

나태주 짧은 시 묘비명

나태주 짧은 시 묘비명. 잘 살기도 해야지만 잘 죽는 문제가 중요하다. 묘비명 /나태주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 ❄출처 : 나태주, 묘비명(2011),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지혜, 2015. 🍎 나태주 시인의 자작시 해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일까요? 우선은 먹고 사는 문제이고 잘 사는 날들이고 행복한 삶, 명예로운 자리겠지만 궁극에 가서는 죽음, 내세, 구원 같은 것이 될 것입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삶인 죽음. 죽음 앞에 인간은 누구나 초라해지고 나약해지고 평등하고 무력한 존재입니다. 다만 불안하고 겁먹은 어린 생명일 따름입니다. 월 빙이란 말 다음에 나온 말은 웰 다잉이란 말입니다. 잘 살기도 해야지만 잘 죽자는 얘깁니다. 오히려 잘 죽는 문제가 더 중요한..

짧은 시 2021.08.30

김용택 짧은 시 어느날

김용택 짧은 시 어느날. 오늘이 바로 어느날이다. 어느날 /김용택 나는 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날이니까. 나의 시는 어느날의 일이고 어느날에 썼다. 🍒 ❄출처 : 김용택, 어느날, 울고 들어 온 너에게, 창비, 2016. 🍎 해설 시인은 삶에서 어느 날들이 일으킨 기적을 조용히 돌아다 본더. 태어나고, 당신을 만나고, 시를 탄생시키고…. 고마운 어느날들이다. 여러분, 코로나19에 초가을 비는 내리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이 시에서 용기를 내시기 바란다. 오늘은 바로 그 어느날이다. 어느날인 오늘 하루를 잘 디자인하시기 바란다. 나는 어느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날이니까.

짧은 시 2021.08.29

함민복 짧은 시 나를 위로하며

함민복 짧은 시 나를 위로하며. 살다보면 내 자신을 위로해야 할 때가 많이 생긴다. 나를 위로하며 /함민복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 ❄출처 : 함민복, 나를 위로하며, 말랑말랑한 힘, 문학세계사, 2012. 🍎 해설 나비는 몸이 너무 가볍다. 그래서 조금 부는 바람에도 삐뚤삐뚤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원하는 꽃자리는 정확하게 찾아간다. 우리 인생도 시행착오 한 번 없이 목적지를 향해 비행할 수 없다. 삐뚤삐뚤 날 수밖에 없다. 본의 아니게 실수할 때가 많다. 어떤 일로 또는 어떤 행위나 말로 힘들거나 괴로울 때가 부지기수로 많다. 살다 보면 나를 위로해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매번 그 위로라는 것을 남에게 받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나는 내 자신을..

짧은 시 2021.08.28

김용택 짧은 시 푸른 하늘

김용택 짧은 시 푸른 하늘. 가을이 오고 있다. 푸른 하늘 /김용택 오늘은 아무 생각 없고 당신만 그냥 많이 보고 싶습니다 ❄출처 : 김용택, 푸른 하늘, 강 같은 세월, 창작과비평사, 1995. 🍎 해설 김용택 시인은 짧은 시도 잘 쓴다. 쉽고 간결하지만 시적 고뇌가 배어 있다. 푸른 하늘은 역시 가을 하늘이다. 코로나 19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가 확산되고 있는 요즈음. 세상의 온갖 시름과 스트레스를 잊고 시인의 노래처럼 어느 가을 하늘아래에서 고독을 즐기고 있을 그리운 사람만을 생각해 보자. 오늘은 아무 생각 없고 당신만 그냥 많이 보고 싶습니다

짧은 시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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