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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343

윤효 짧은 시 박목월

윤효 짧은 시 박목월. 박목월 시인을 압축적으로 형상화한 짧고 좋은 시다. 박목월 /윤효 “선생님 대표작은 나그네지요?” 닳도록 외우며 자랐으므로, 그 초짜 시인의 질문은 타당한 것이었다. “아니. 오늘 밤에 쓸기다.” 그의 답변 또한 매우 합당한 것이었다. 그의 시가 죽지 않는 까닭이다. 🍒 🍎 해설 “선생님 대표작은 나그네지요?”라고 물으면, 박목월 시인은 정색을 하고, “아니. 오늘 밤에 쓸기다”라고 대답한다. 매 순간 자신은 최고의 시를 쓴다는 그 심장의 잉크로 시를 쓰던 박목월 시인. 이 시처럼 박목월 시인을 압축적으로 형상화 한 시는 없는 것 같다. 그 누구라도 시 쓰는 일이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한다면, 그 사람은 그 일을 하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것이다. 🌹 나그네가 ..

짧은 시 2021.11.15

원태연 짧은 시 취미

원태연 짧은 시 취미.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취미 /원태연 니가 내 취미였나 봐 너 하나 잃어 버리니까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 뭐 하나 재미난 일이 없어. 🍒 ❄출처 : 원태연, 취미, 원태연 두 번째 시집 (1993), 나라원, 2009. 🍎 해설 원태연 시인은 1992년, 스무살에 문단의 등용문을 거치지 않고 첫 시집을 출간했다. 다음 해에도 시집을 냈다. 당시 이 두 권의 시집은 3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면서 밀리언 셀러가 되었다. 이 시는 그 두번째 시집에 수록된 시다. 1990년대 초반, 여학생들은 이 시를 노트에 필사해서 두고 두고 읽었다. 살다보면 이별시나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시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이 시는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노래한 짧은 시로 유명하다. 니가 내 취미..

짧은 시 2021.11.14

원태연 짧은 시 사랑한다는 것은

원태연 짧은 시 사랑한다는 것은. 세상에는 수만가지의 사랑의 명구가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원태연 이렇게 속으로는 조용히 울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모르게 하는 일 🍒 ❄출처 : 원태연, 사랑한다는 것은,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은행나무, 2010. 🍎 해설 원태연 시인은 1992년, 스무살에 문단의 등용문을 거치지 않고 첫 시집을 출간했다. 다음 해에도 시집을 냈다. 당시 이 두 권의 시집은 3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면서 밀리언 셀러가 되었다. 특히 당시에는 시집이 인기있는 문화상품이었다. 이 시는 그 시집들에 수록된 시다. 1990년대 초반, 여학생들은 이 시를 노트에 필사해서 두고 두고 읽었다. 세상에는 수만가지의 사랑의 정의와 명구가 있다. 이 시가 그걸 흉내 낸 언어의 유희에 그쳤다면 독자..

짧은 시 2021.11.06

나태주 짧은 시 11월

나태주 짧은 시 11월. 그리운 사람에게 11월에 띄워 보내고 싶은 시다. 11월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습니다 🍒 ❄출처 : 나태주, 11월, 『사랑, 거짓말』, 푸른길, 2013. 🍎 해설 11월 첫 주도 다 가고 있다.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11월을 이처럼 감동적으로 표현한 시인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아쉬운 사랑이 있는 것 같다. 올..

짧은 시 2021.11.05

곽재구 짧은 시 별

곽재구 짧은 시 별. 시적 고뇌가 있는 아름다운 시다. 별 /곽재구 모든 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머리칼을 지녔는지 난 알고 있다네 그 머리칼에 한 번 영혼을 스친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되는지도 🍒 ❄출처 : 곽재구, 별,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열림원, 1999. 🍎 해설 아름다운 별의 머리칼, 그 머리칼에 한 번 영혼을 스친 사람이 어찌 시인 뿐이겠는가? 우리 한 사람 한사람은 그 머리칼에 영혼을 스친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각자 자기 인생의 역사의 노래를 불러 가고 있다. 자책은 하지 않게 하되. 자성은 한 번 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시다. 모든 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머리칼을 지녔는지 난 알고 있다네 그 머리칼에 한 번 영혼을 스친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되는지도

짧은 시 2021.11.04

이정록 짧은 시 더딘 사랑

이정록 짧은 시 더딘 사랑. 달이 윙크 한 번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딘 사랑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 ❄출처 : 이정록, 더딘 사랑, 의자, 문학과지성사, 2006. 🍎 해설 휙하고 지나가는 게 사랑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윙크를 한 번 하는데 한 달이 걸린다. 느리게 오는 사랑은 우리 곁에 오래도록 머물지도 모른다. 느림의 미학이 사랑에게는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대에게 사랑을 느낀 순간은 눈깜짝할 사이였다. 그러나 그대와 마주앉은 이 순간도 역겁의 영원의 순간이 될 수 있다. 순간 순간은 참으로 소중한 순간이다. 그 순간 순간을 아끼며 사랑하면서 살자. 돌부처는 ..

짧은 시 2021.10.25

원태연 짧은 시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원태연 짧은 시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원태연 시인의 유명한 시다.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원태연 손끝으로 원을 그려 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 ❄출처 : 원태연 두 번째 시집 , 1993. 🍎 해설 이 시는 원태연 시인이 1992년, 스무살에 문단의 등용문을 거치지 않고 첫 시집을 출간한 다음 해에 두 번째로 낸 시집의 제목이다. 당시 이 시집은 첫 시집과 함께 3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면서 밀리언 셀러가 되었다. 원태연의 인터넷 닉네임은 ‘원시인’이다. 그의 성 ‘원’에 시인을 부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석기시대 ‘원시인’인지 알 수는 없다. 1993년 당시 여학생들은 이 시를 노트에 필사해서 두고 두고 읽었다. 연인들은 상대방의 사랑의 크기를 확..

짧은 시 2021.10.24

윤효 짧은 시 그리움 8

윤효 짧은 시 그리움 8. 짧은 시를 지향하는 시인이다. 그리움 8 /윤효 중학교 3학년 올라갈 무렵 열다섯 살 무렵 봄방학 며칠 앞두고 편지 한 통을 전해 받았다 보낸 이의 이름이 없었으나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가슴 한복판으로 기찻길이 생겼다 🍒 ❄출처 : 윤효, 그리움 8, 물결, 다층, 2001. 🍎 윤효 시인의 자작시 해설 그리움이 그리움에게 말을 전하면서 가슴 한복판으로 기찻길이 생겼다. 기차가 다닐 수 없는 짧은 기찻길에는 그리움이 다니고 있었다. 문득 그걸 알았다. 비워내고 버리고 싶은 내 속의 부끄러움과 통증이 사실은 내 그리움의 본령이란 거. 그것이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한다는 거. 은행나무 아래에는 수많은 은행나무 새순이 자란다. 어린 새순을 파보니 아직도 은행이 매달려 있었다. 은행..

짧은 시 2021.10.23

안도현 짧은 시 별빛

안도현 짧은 시 별빛. 짧지만 임팩트가 있는 서정시다. 별빛 /안도현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해라 ❄출처 : 안도현, 별빛, 그대에게 가고 싶다, 푸른숲, 2002. 🍎 해설 별이 아퍼서 빛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가을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을 보면서 시인은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것일까? 아니면 삶의 아픔을 노래한 것일까? 짧지만 임팩트가 있어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름다운 서정시다.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해라 * 주: 시집 원문에는 행갈이와 구두점이 위와 같이 되어 있다.

짧은 시 2021.10.19

안도현 짧은 시 단풍

안도현 짧은 시 단풍. 단풍이 물드는 이유를 아십니까? 단풍 /안도현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 먼 산에 단풍 물드는 사랑 🍒 ❄출처 : 안도현, 단풍, 그대에게 가고 싶다. 푸른숲, 2002. 🍎 해설 시인은 보고싶은 사람 때문에 먼 산에 사랑의 단풍이 물든다고 합니다. 달콤하고 아름다운 시입니다. 여러분, 공원이나 산에 가셔서 보고싶은 사람을 생각하면서 이번 가을의 단풍을 붉게 물들여 보세요. 🌹 도종환 시인이 본 안도현의 사랑 "안도현의 사랑은 지순하다. 지순하고 뜨겁다. 뜨거우면서도 서늘하게 빛난다. 안도현은 연애만 아는 시인이 아니라 사랑도 아는 시인이다. 사랑만 아는 시인이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아는 시인이다. 안도현은 풋풋하고 때 묻지 않았다. 안도현같이 사랑하고 싶다. 안도현같이 연애하고 싶어..

짧은 시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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