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박성우 짧은 시 보름달 찐빵

무명시인M 2021. 9. 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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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짧은 시 보름달 찐빵. Photo Source: www. pixabay.com

박성우 짧은 시 보름달 찐빵. 이번 추석 보름달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보름달 찐빵

/박성우

저 빵을 뜯으면

야채가 나올까, 단팥이 나올까? 🍒

 

출처 : 박성우, 보름달 찐빵, 우리 집 한 바퀴, 창비, 2016.

 

🍎 박성우 시인의 해설

이제는 내가 도와줄게

몇 방울 비가 온다.

, 탈모 되니까 모자 써.”

아빠, 탈모가 뭐야?”

, 머리카락이 빠지는 거야.”

아빠, 그럼 탈춤은 춤이 빠져나가는 거야?”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신이 난 춤이 팔다리 어깨에서 빠져나오는 건 맞아.”

 

딸애와 나의 대화는 대충 이런 식인데, 나는 이런 말들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동시 수첩에 옮겨 적어 두곤 했다.

 

딸애가 처음 한 말은 엄마를 부르는 였고, 그다음은 아빠인 나를 부르는 아쁘였다. “나는 박규연, 아빠는 박성우, 엄마는 엄마!”라고 말했을 때는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 아침이었는데, “엄마는 엄마라는 말이 어찌나 하얗게 좋던지. 딸애가 도화지에 처음으로 그린 그림은 동그라미 몇 개를 그린 게 전부인 분홍 돼지였고, 딸애가 내게 처음으로 불러 준 노래는 내가 도와줄게라는 가사가 딱 한 번 나오고 끝나는 짧은 노래였는데, “내가 도와줄게라는 말이 어쩌면 그리도 길게 쟁쟁거리던지.

 

딸애가 처음으로 읽은 글자는 우유. 그런 딸애는 올해 초등학교 삼 학년이 된다. 하지만 아빠인 나와 함께 밥을 먹고 놀다 잠을 잔 날을 꼽아 보니 겨우 삼 년이 조금 넘는다. 많은 날들은 아빠인 내 일터가 멀리 있어 두어 주 만에야 한 번씩 만나 밥풀처럼 붙어 있다 떨어져야만 했다. 일요일 오후마다 엉겨 붙는 딸애를 떼어 엄마 품에 안겨 놓고 하던 안녕은 여전히 아프고 미안하다.

 

이번 동시집은 대부분 딸애에게서 안아 온 것들이다. 이러한 까닭에 딸애와 내가 주고받은 얘기가 많이 들어 있다. 딸애와 내가 노는 모습도 있는 그대로 넣어 보았다. 어린이 친구들과 이제는 내 친구이기도 한 딸애에게 들려주고 싶은 동시도 몇 편 써서 넣었다. 그저, 맑고 밝게 읽어 주시길!

- 박성우, 우리 집 한 바퀴 시집 저자의 말에서 발췌(2016).

 

저 빵을 뜯으면

야채가 나올까, 단팥이 나올까?

Photo Source: www.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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