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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343

곽효환 짧은 시 그날

곽효환 짧은 시 그날. 절망의 그날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날 /곽효환 그날, 텔레비전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 ❄출처 : 곽효환 시집, 『슬픔의 뼈대』, 문학과지성사, 2014. 🍎 해설 아프고 아픈 ‘그날’이 없는 사람은 없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던 절망의 ‘그날’이 없는 사람은 없다. 만일 이 시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로 끝났다면, 이 시는 개인 일기장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는 마지막 결구에서 모파상의 반전이 일어난다. 결구에서 시인은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짧은 시 2023.04.01

윤보영 짧은 시 라일락 향기

윤보영 짧은 시 라일락 향기. 아주 쉽고 간결한 시어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라일락 향기 /윤보영 라일락 향기를 늘 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대 곁에 라일락 한 그루를 심어주고 그대 생각 할 때마다 향기가 묻어오게 하는 것 🍒 ❄출처 : 윤보영 시집, 『시가 있는 마을』, 와이비, 2014. 🍎 해설 윤보영 시인은 특별한 기교나 어려운 낱말, 개념 등의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일상적인 단어를 통해 사랑과 그리움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바쁜 일상을 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잠시 여유를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랑시를 쓴다. 이 시 라일락 향기도 아주 쉽고 간결한 시어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라일락 향기는 가장 아름다운 꽃 향기다. 그대 곁에 라일락 한 그루를 심..

짧은 시 2023.03.25

나태주 짧은 시 물든다

나태주 짧은 시 물든다. 세상의 모든 딸들을 생각하며 쓴 시. 물든다 /나태주 물든다 물들고 만다 물들지 않을 수 없다 여름 들판 초록에 물들고 너한테 물든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너의 햇빛에 마음을 말린다』, 홍성사, 2020. 🍎 해설 나태주 시인이 자신의 딸(나민애 작가)에게 보내는 시다. 가장 아름다운 꽃, 세상의 모든 딸들을 생각하며 나태주 시인이 쓴 시다. 딸은 따스하고 가득하다. 누군가를 살아가게 하는 이유이다. 빛이고 꽃이다. 세상을 걸으며 우울하고 눅진해진 마음이 딸아이의 말 한마디에, 웃음소리에 용기를 얻는다. “그것은 실로 신비한 에너지, 알 수 없는 응원!” 딸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한 시인의 시는 어느새 우리에게도 다가와 지친 마음을 다독인다. 상처 입고 쓰린 자국을 감싸..

짧은 시 2023.03.16

김선태 짧은 시 단짝

김선태 짧은 시 단짝. 새 봄을 희망차게 맞이하자. 단짝 /김선태 다사로운 봄날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가 꼬옥 팔짱을 끼고 아장아장 걸어간다 ​순진무구의 시작과 끝인 저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이다. 🍒 ❄출처 : 김선태 시집, 『짧다』 , 천년의시작, 2022. 🍎 해설 2023년 봄, 광화문글판이 봄을 맞아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이번 광화문글판 봄 편은 김선태 시인의 시 ‘단짝’에서 가져왔다. 이 짧은 시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란히 걷는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두 사람이 걷는 뒷모습을 통해 저마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을 떠올릴 울림을 주고 세상을 함께 보며 같은 길을 걸어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코로나19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로 움츠러들었던 추운 겨울을 지나 성큼 다가온..

짧은 시 2023.03.10

윤보영 짧은 시 생각할수록

윤보영 짧은 시 생각할수록. 윤보영 시인의 짧은 사랑시. 생각할수록 /윤보영 책장의 많은 책도 읽지 않으면 소용이 없듯이 내 안의 그리움도 꺼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생각할수록 더 그리운 게 사랑이니까요. 🍒 ❄출처 : 윤보영 시집, 『바람편에 보낸 안부』, 토방, 2017. 🍎 해설 윤보영 시인은 특별한 기교나 어려운 낱말, 개념 등의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일상적인 단어를 통해 사랑과 그리움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바쁜 일상을 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잠시 여유를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랑시를 쓴다. 이 시 ‘생각할수록’도 아주 쉽고 간결한 시어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책장의 수많은 책도 읽지 않 으면 소용이 없듯이 내 안의 그리움도 꺼내보지 않으면 소용이 ..

짧은 시 2023.03.06

장석주 짧은 시 달팽이

장석주 짧은 시 달팽이. 느림의 미학. 평생 노숙자 달팽이의 교훈은. 달팽이 /장석주 사는 것 시들해 배낭 메고 나섰구나. 노숙은 고달프다! 알고는 못 나서리라, 그 아득한 길들! ❄출처 : 장석주 시집, 『몽해항로』, 민음사, 2010. 🍎 해설 집채만한 배낭을 메고 노숙길을 떠났다. 여린 뿔을 내밀고 혓바닥을 내밀고 평생 노숙을 하는 달팽이의 생은 고달프리라. 돌아다 보면 아득한 길들이었다. 어찌 보면 우리 인생도 달팽이의 삶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인은 그런 신세 한탄을 하는 건 아니리라. 고통스러운 노숙을 피하거나 외면하자는 게 아니다. 아무리 험난한 노숙이라도 달팽이처럼 참을성있게 느릿느릿 혓바닥을 내밀고 가다 보면 생명의 신비가 주는 희망이 있으리라. 사는 것 시들해 배낭 메고 나섰구나..

짧은 시 2023.02.28

이상국 짧은 시 어둠

이상국 짧은 시 어둠. 분열과 갈등과 대립이 심하다. 이 시는... 어둠 /이상국 나무를 베면 뿌리는 얼마나 캄캄할까 🍒 ❄출처 : 이상국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창비, 2005. 🍎 해설 한 몸에서 나온 가지와 잎들을 모두 베고 나면 뿌리는 얼마나 캄캄할까? 뿌리는 결국 죽게 된다. 분열과 갈등과 대립이 너무 심하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나무 가지와 잎들을 모두 베어버리려고 한다. 공존과 상생의 시대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상대방의 뿌리를 어둠의 세계로 몰아 넣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시대다. 나무를 베면 뿌리는 얼마나 캄캄할까

짧은 시 2023.02.24

허형만 짧은 시 그늘이라는 말

허형만 짧은 시 그늘이라는 말. 푸른 바람으로나 그대 위해 머물고 싶다. 그늘이라는 말 /허형만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 좋다 그 깊고 아늑함 속에 들은 귀 천년 내려놓고 푸른 바람으로나 그대 위해 머물고 싶은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 좋다 🍒 ❄출처 : 허형만 시집, 『그늘이라는 말』, 시안, 2010. 🍎 해설 스페인 속담에 ‘햇빛이 계속되면 사막이 되어 버린다’는 말이 있다. 햇빛만 계속돼 사막이 되면 생명이 살 수 없다. 햇빛과 함께 그늘이 있어야 한다. 그늘에는 보석같은 가치가 숨어 있다. 그 그늘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어느 조용한 강변길을 걷다가 누군가가 갖다 놓은 나무그늘 아래의 벤치에 앉아 그늘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는 느낌이다. 세상에서 떠돌던 온갖 험담의 들은 귀 천년 내려 놓고 푸른 ..

짧은 시 2023.02.20

윤보영 짧은 시 사랑하니까

윤보영 짧은 시 사랑하니까. 쉽고 간결하고 디자인이 있는 짧은 사랑시. 사랑하니까 /윤보영 무엇이든지 나누면 작아지는 게 이치지만 그대 그리움은 왜 자꾸 많아집니까? 아니 왜 더 깊어집니까? 🍒 ❄출처 : 윤보영 시집, 『가슴에 내리는 비』, 카드들, 2017. 🍎 해설 윤보영 시인은 특별한 기교나 어려운 낱말, 개념 등의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일상적인 단어를 통해 사랑과 그리움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바쁜 일상을 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잠시 여유를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랑시를 쓴다. 이 시 사랑하니까도 아주 쉽고 간결한 시어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무엇이든지 나누면 작아지는 게 이치지만 그대와 나와의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깊어만 간다는 디자인. 순수하고 긍정..

짧은 시 2023.02.17

나태주 짧은 시 한 사람 건너

나태주 짧은 시 한 사람 건너. 우리는 한 사람 건너 또 한 사람 사이에서 살아간다. 한 사람 건너 /나태주 한 사람 건너 한 사람 다시 한 사람 건너 또 한 사람 애기 보듯 너를 본다 찡그린 이마 앙다문 입술 무슨 마음 불편한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지혜, 2015. 🍎 해설 한 사람 건너 한 사람 다시 한 사람 건너 또 한 사람. 우리는 결국 공존하는 존재다. 내가 사람을 꽃을 보듯 아름답게 보면 그 사람도 나를 꽃을 보듯 아름답게 본다. 다 같이 함께 가는 인생이다. 한 사람 건너 한 사람 다시 한 사람 건너 또 한 사람 애기 보듯 너를 본다 찡그린 이마 앙다문 입술 무슨 마음 불편한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꽃을 보듯 너..

짧은 시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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