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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343

이외수 엽서를 태우다가

이외수 짧은 시 엽서를 태우다가. 외로움은 그리움의 시발점이다. 엽서를 태우다가 /이외수 지난 밤 그대에게 보내려고 써 둔 편지 아침에 다시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성냥불을 붙였다 끝까지 타지 않고 남은 글자들 외 로 움 🍒 ❄출처 : 이외수 시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고려원, 2000. 🍎 해설 독일어로 ‘외로운’을 Einsam이라고 한다. 그 뜻은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외로움은 사람의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저 스스로 자의식의 주체로 꿋꿋하게 설 수 있는 사람이 누리는 감정이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다. 어떤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노래하였다. 모든 그리움은 외로움에서 싹이 튼다.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순간, 외로움은 달콤해 진다. 동시에 증폭된..

짧은 시 2022.12.08

나태주 먼 길

나태주 먼 길. 먼 길을 가려면 혼자가 아닌 동반자가 필요하다.먼 길/ 나태주함께 가자 먼 길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 나도 그 길 위에서 나무가 되고 너를 위해 착한 바람이 되고 싶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마음이 살짝 기운다』, 알에이치코리아, 2019. 🍎 해설인생은 먼 길입니다. 먼 길을 가려면 혼자가 아닌 동반자,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부부, 애인, 가족, 친구 모두 소중한 동행자입니다. 삶의 먼 길에서 동행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먼 길을 함께 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더 소중하게 아끼고, 더 깊이 사랑하십시오. 그러나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나도 그 먼 길 위에서 나무가 되고/ 너를 위해 착한 바람이 되어 주십시오..

짧은 시 2022.11.30

윤보영 짧은 시 오솔길

윤보영 짧은 시 오솔길. 숲속 오솔길에서 읽는 시. 오솔길 /윤보영 오솔길이 외로우면 나뭇잎이 달래고 바람이 달래고 새소리가 달래지만 내 외로움은 그대 생각만이 달랠 수 있습니다. 그대 때문에 외로워졌으니까요. 🍒 ❄출처 : 윤보영 시집, 『12월의 선물』, 카드들, 2017. 🍎 해설 윤보영 시인은 특별한 기교나 어려운 낱말 등의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일상적인 단어를 통해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짧은 시가 많다. 흔하고 평범한 소재 속에서 끌어올리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발상이 독자의 마음을 노크한다. 이 시도 그렇다. 숲속 오솔길을 혼자 걸으면 불현 듯 그리운 사람이 생각난다. 나뭇잎과 바람과 새소리가 있지만 그리운 이만이 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 언어 유희가 아닌 ..

짧은 시 2022.11.22

정채봉 짧은 시 슬픈 지도

정채봉 짧은 시 슬픈 지도. 가을에 잘 어울리는 사랑시. 슬픈 지도 /정채봉 사랑하는가? 눈물의 강이 어디로 흐르는지 슬픈 지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 🍒 ❄출처 : 정채봉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샘터, 2020. 🍎 해설 누구나 가슴 속에 사랑의 지도를 갖고 산다. 사랑을 하면 늘 가슴이 아리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온통 눈물 세상에 살 게 된다. 눈물 지도, 슬픈 지도를 그리는 수가 많다. 그런 줄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이라는 늪에 기꺼이 빠져든다. 사랑의 슬픔이나 괴로움보다 더 큰 기쁨이나 감동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시는 가을에 어울린다. 여러분, 이 가을에 슬픈 지도를 한 번 그려보시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가? 눈물의 강이 어디로 흐르는지 슬픈 지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짧은 시 2022.11.18

함민복 짧은 시 가을 하늘

함민복 짧은 시 가을 하늘. 가을 하늘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아름답다. 가을 하늘 /함민복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을 수 없네 어머니 가슴에서 못을 뽑을 수도 없다네 지지리 못나게 살아 온 세월로도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을 수도 없다네 어머니 가슴 저리 깊고 푸르러 🍒 ❄출처 : 함민복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비, 1999. 🍎 해설 저 깊고 푸른 가을 하늘을 보고 어머니를 먼저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이 아름답다.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아프디 아픈 파도다. 가을이 오면 어머니 생각이 파도처럼 밀물처럼 밀려 온다. 아플 때나 슬플 때나 어머니는 모든 걸 떠 안고 사셨다. 평생 가슴에 대못을 박고 사셨다. 지지리 못나게 살아 온 불효막심한 나의 불효. 시인의 마음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져서 올 가..

짧은 시 2022.11.12

윤보영 짧은 시 슬픈 영화

윤보영 짧은 시 슬픈 영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는? 슬픈 영화 /윤보영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는 그대를 만나다 깨는 꿈. 🍒 ❄출처 : 윤보영 시집, 『커피와 시와 사랑 그리고 쓰다』, 카드들, 2016. 🍎 해설 그리움을 아는 사람은 슬픈 영화를 보고는 펑펑 운다. 슬픈 영화를 영원히 잊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시를 깜찍한 시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깊은 사랑의 체험, 깊은 시적 고뇌가 없으면 이런 작품이 탄생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는 그대를 만나다 깨는 꿈.

짧은 시 2022.11.10

나태주 짧은 시 여행의 끝

나태주 짧은 시 여행의 끝. 여행의 끝은 누구에게나 피곤하다. 여행의 끝 /나태주 어둔 밤길 잘 들어갔는지? 걱정은 내 몫이고 사랑은 네 차지 부디 피곤한 밤 잠이나 잘 자기를... 🍒 ❄출처 : 나태주 시, 배우 유라 그림,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북폴리오 , 2022. 🍎 해설 긴 여행의 끝은 누구에게나 피곤하다. 그러나 시인은 자신의 피곤은 잊고 오직 사랑하는 그대만을 걱정한다. 간결하고 애틋한 사랑시다. 이 시는 시화집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에 수록되어 있다. 그룹 걸스데이의 유라가 울산예고 미술과 출신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는 줄은 몰랐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시 한 편, 그림 한 편으로나마 잠시 마음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 나태주 ..

짧은 시 2022.11.06

윤보영 짧은 시 사랑 맛

운보영 짧은 시 사랑 맛. 이 가을에 그대가 느끼는 사랑 맛은? 사랑 맛 /윤보영 사랑이 싱거우면 보고 싶음을 더 넣어 보세요. 그래도 싱거우면 간절함을 넣어 보세요. 입가에 미소가 일걸요. ❄출처 : 운보영 시집, 『윤보영의 시가 있는 마을』, 와이비, 2014. 🍎 해설 윤보영 시인은 특별한 기교나 어려운 낱말, 개념 등의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일상적인 단어를 통해 사랑과 그리움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바쁜 일상을 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잠시 여유를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랑시를 쓴다. 이 시 사랑 맛도 아주 쉽고 간결한 시어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사랑을 무슨 맛으로 표현하는가? 우리는 이윽고 깨닫게 된다. 사랑에는 간절함이 제일 중요하다. 순수하고 긍정적인..

짧은 시 2022.11.01

서덕준 짧은 시 부싯돌

서덕준 짧은 시 부싯돌.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던 한 사내는... 부싯돌 /서덕준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던 한 사내는 수국 가득 핀 길가에서 한 처녀와 마주치는 순간 딱, 하고 마음에 불꽃이 일었음을 느꼈다. 사랑이었다. 🍒 ❄출처 : 서덕준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eoduckjun 🍎 해설 ​SNS 시인이라고 불리우는 서덕준 시인은 한 때 유명했던 원태연 시인과 같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쉽고 간결한 사랑시가 많다. 팔로워가 꽤 많다. 이 시가 사랑에 관한 언어의 유희에 그쳤다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시에는 사랑에 관한 그 어떤 시적 고뇌가 숨어 있다. 첫사랑 그 시절은 정말 아름다웠던 시절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있다. 쿵하고 무엇..

짧은 시 2022.10.28

정호승 짧은 시 미안하다

정호승 짧은 시 미안하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출처 : 정호승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 1999. 🍎 해설 사랑에게 가려면 먼 길을 가야한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고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 산넘어 산이다. 서둘러 간다고 하더라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늦은 때가 된다. 한참 가다 보니까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은 채 울고 있다. 내 마음을 다해 너를 사랑했는데 그대는 마음이 아팠구나. 기다리게 했구나. 너에게 가..

짧은 시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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