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이외수 엽서를 태우다가

무명시인M 2022. 12. 8.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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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짧은 시 엽서를 태우다가. 외로움은 그리움의 시발점이다.

엽서를 태우다가

/이외수

지난 밤 그대에게 보내려고 써 둔 편지

아침에 다시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성냥불을 붙였다

끝까지 타지 않고 남은 글자들

🍒

 

출처 : 이외수 시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고려원, 2000.

 

🍎 해설

독일어로 외로운Einsam이라고 한다. 그 뜻은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외로움은 사람의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저 스스로 자의식의 주체로 꿋꿋하게 설 수 있는 사람이 누리는 감정이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다. 어떤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노래하였다.

 

모든 그리움은 외로움에서 싹이 튼다.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순간, 외로움은 달콤해 진다. 동시에 증폭된다.

 

시인은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사랑, 외로움으로 남아있는 사랑을 조용히 돌아보고 있다. 마무리 세 글자의 배열도 기교로 느껴지지 않고 인간의 본질, 사랑의 본질을 강조한 것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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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그대에게 보내려고 써 둔 편지

아침에 다시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성냥불을 붙였다

끝까지 타지 않고 남은 글자들

지난 밤 그대에게 보내려고 써 둔 편지

 

성냥불을 붙였다
끝까지 타지 않고 남은 글자들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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