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이성선 미시령 노을

무명시인M 2022. 12. 9. 07:16
728x90
반응형

이성선 미시령 노을.

이성선 짧은 시 미시령 노을. 세상을 살다보면 자신이 살아 온 세상이 나뭇잎처럼 가볍게 느껴질 때가 있다.

미시령 노을

/이성선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

 

출처 : 이성선 시집,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세계사, 2000.

 

🍎 해설

이성선 시인은 평생 설악산 기슭에 살면서 시를 써 왔다. 뛰어난 서정시인이었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화롭게 유도하며 우주의 질서 안에 인간의 삶이 놓여 있음을 관찰하는 데 충실하다.

 

이 시도 그렇다. 어느 날 시인은 설악산 미시령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뭇잎 하나가 그의 어깨에 내려앉고, 시인은 그것을 우주가 자신의 몸에 손을 얹은 것으로 느낀다. 그런데 그 우주는 너무 가벼웠다.

 

세상을 살아보니 자신이 살아온 세상이 나뭇잎처럼 가볍게 느껴지고, 인생은 물론이요 나아가 우주까지 가볍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설악산의 나뭇잎처럼 자연처럼 가볍게 살고 싶었지만 끝내 완성되지 않는 인간으로서의 번민은 얼마나 컸을까. 시인은 여러편의 아름다운 서정시를 남기고 향년 60세에 설악산 미시령 노을의 품에 영원히 안겼다.

반응형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미시령 터널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설악산 울산바위..사진 강원도 고성군청 홈피.
나뭇잎 하나가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반응형

'짧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철 그대에게 물 한잔  (0) 2022.12.28
김종삼 북치는 소년  (0) 2022.12.23
이외수 엽서를 태우다가  (2) 2022.12.08
나태주 먼 길  (0) 2022.11.30
윤보영 짧은 시 오솔길  (0) 202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