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정호승 짧은 시 미안하다

무명시인M 2022. 10. 27.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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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짧은 시 미안하다.

정호승 짧은 시 미안하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출처 : 정호승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 1999.

 

🍎 해설

사랑에게 가려면 먼 길을 가야한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고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 산넘어 산이다. 서둘러 간다고 하더라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늦은 때가 된다.

 

한참 가다 보니까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은 채 울고 있다. 내 마음을 다해 너를 사랑했는데 그대는 마음이 아팠구나. 기다리게 했구나. 너에게 가끔 억지를 부리고 속을 상하게 했구나.

 

사랑하고, 사랑받던 기억에서 용광로처럼 뜨거웠던 열정이 좀 식으면 그 끝엔 미안함이 남는다.

 

그러나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이 외침은 너의 곁에서 내 사랑을 지키겠다는 힘찬 결의다. 이것만은 알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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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무릎과 무릎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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