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을볕에 내 젖은 마음도 말린다.가을볕이 너무 좋아/박노해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 걸린 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며 눈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욕망을, 투명하게 비춰오는 살아온 날들을 🍒 ❄출처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나눔문화, https://www.nanum.com/site/poet_sum/4603774 🍎 해설붉게 익은 고추를 따서 마당에 널어놓는다. 뜨거운 가을볕 아래 고추는 노란 씨가 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흰 빨래가 눈부시다. 투명한 고추, 흰 빨래를 보며 자신을 돌아본다. 한때의 슬픔과 상처 난 욕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