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2/01 31

도종환 짧은 시 발자국

도종환 짧은 시 발자국. 눈이 왔다. 푹푹 깊은 발자국을 남긴 그 사람이 생각난다. 발자국 /도종환 발자국 아, 저 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 ❄출처 : 도종환,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창비, 2011. 🍎 해설 사람들의 발자국이 푹푹 빠질 만큼의 눈이 내렸다. 그리움의 깊이만큼 파인 발자국. 가슴에 남겨 놓은 발자국. 푹푹 깊은 발자국을 남긴 그 사람이 불현 듯 생각난다. 내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고 내 가슴 어딘가에 숨어 있는 그 사람. 오늘도 밤새 내린 눈 위로 푹푹 깊은 발자국을 남기며 내 곁을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른채 눈 쌓인 길로 달려가 본다. 발자국 아, 저 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짧은 시 2022.01.11

나태주 좋은 시 들길을 걸으며

나태주 좋은 시 들길을 걸으며. 사랑하는 것의 벅찬 감동을 노래한 서정시. 들길을 걸으며 /나태주 세상에 그대를 만난 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세상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이제는 내 가슴에 별이 된 사람 그대 생각 내게 머물므로 나의 세상은 따뜻한 세상이 됩니다. 어제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제 내 발에 밟힌 풀잎이 오늘 새롭게 일어나 바람에 떨고 있는 걸 나는 봅니다 나도 당신 발에 밟히면서 새로워지는 풀잎이면 합니다 당신 앞에 여리게 떠는 풀잎이면 합니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알에이치코리아, 2017. 🍎 해설 너와 나는 기..

좋은시 2022.01.10

로버트 프로스트 명시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명시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멈추고 싶을 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시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이곳이 누구의 숲인지 알 것 같다. 그의 집은 마을에 있어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 내가 여기 멈춰서 있는 것을 그는 모르리라. ​내 작은 말은 이상하게 생각하리라.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농가 하나 없는 곳에 이렇게 멈춰 서 있는 것을 ​내 말은 방울을 흔들어 본다. 무슨 잘못이라도 있느냐는 듯 방울소리 외에는 스쳐가는 바람 소리와 솜처럼 내리는 눈의 사각거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

세계 명시 2022.01.09

박노해 좋은 시 다시

박노해 좋은 시 다시. 사람 때문에 고통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 사람이 다시 희망을 준다.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사람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사람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 ​❄출처 : 박노해 시집, 사람만이 희망이다, 해냄, 1997. ​🍎 해설 살다보면 삶이 꼬일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시는 ‘다시’라는 다짐을 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람 때문에 고통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 사람이 다시 희망을 준다.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이다. 박노해 시인은 변했다고 한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

좋은시 2022.01.08

윤보영 짧은 시 웃음비

윤보영 짧은 시 웃음비. 쉽고 간결하고 촉촉한 사랑시다. 웃음비 /윤보영 비가 내립니다 그대를 맞으려고 창문을 엽니다 활짝 웃으면서 빗속을 걸어나오는 그대 내 안에서 웃음비가 내립니다 젖은 만큼 행복합니다 🍒 ❄출처 : 윤보영 시집, 세상에 그저 피는 꽃은 없다, 사랑처럼, 행복에너지, 2019. 🍎 해설 윤보영 시인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상 속 상황에서 ‘그대’에 대한 그리움을 끌어낸다. 쉽고 간결한 시어와 순수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메마른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 준다. 이 시도 그렇다. 이 시는 MG새마을금고 극장광고 ‘영화관에 찾아 온 시’ 2015년편에 선정되었다. 유호정 배우가 낭송하였다. MG새마을금고 극장광고 ‘영화관에 찾아 온 시’로 선정된 시 중에서 많이 선..

짧은 시 2022.01.07

양성우 좋은 시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양성우 좋은 시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우리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초록의 잎들도 소곤거린다.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양성우 덕수궁 돌담길, 살아 있는 나뭇잎 사이로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풀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 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 🍒..

좋은시 2022.01.06

서덕준 짧은 시 이끼

서덕준 짧은 시 이끼. 쉽고 간결하고 독특한 사랑시다. 이끼 /서덕준 마음가에 한참 너를 두었다 네가 고여있다보니 그리움이라는 이끼가 나를 온통 뒤덮는다 나는 오롯이 네 것이 되어버렸다. 🍒 ❄출처 : SNS/ 서덕준 시인 Instagram 🍎 해설 2018년, MG새마을금고 극장광고 ‘영화관에 찾아 온 시’에 이 시가 선정된 바 있다. 김상중 배우가 낭송하였다. 극장광고로 선정된 시는 일단 우수작품들이다. SNS 시인이라고 불리우는 서덕준 시인은 한 때 유명했던 원태연 시인과 같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쉽고 간결한 사랑시가 많다. 팔로워가 꽤 많다. 시인으로서의 자기 영역을 어떻게 구축할는지, 앞으로의 작품 활동을 주목해 봐야한다. 마음가에 한참 너를 두었다 네가 고여있다보니 그리움이라는 이끼가 나를 ..

짧은 시 2022.01.05

유하 좋은 시 사랑의 지옥

유하 좋은 시 사랑의 지옥.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호박꽃 속에 갇힌 꿀벌의 신세가 된다. 사랑의 지옥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 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 ❄출처 : 유하 시집, 세상의 모든 저녁, 민음사, 1999. 🍎 해설 사랑하는 것은 황홀한 지옥을 경험하는 일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호박꽃 속에 갇힌 꿀벌'의 처지가 된다.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를 ‘오므려 입구를..

좋은시 2022.01.04

김종길 좋은 시 설날 아침에

김종길 좋은 시 설날 아침에.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지만 살만한 곳이다.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출처 : 김종길 시집, 성탄제, 1969, 삼애사. 🍎 해설 발표된지 40여년..

좋은시 2022.01.03

반칠환 짧은 시 새해 첫 기적

반칠환 짧은 시 새해 첫 기적. 우리는 매년 새해 첫날에 기적을 만난다. 어떤 기적인가? 새해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뱅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 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채로 도착해 있었다. 🍒 ❄출처 : 반칠환, 웃음의 힘, 시와시학사, 2005. 🍎 해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날고, 뛰고, 걷고, 기고, 구르고 있었을 뿐인데, 문득 새해 첫날이 도착한 것이다. 그들에게 새해 첫날이 도착한 것이다. 저만치 떨어진 곳에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황새든 달팽이든 말이든 새해에 모두 각자의 걸음으로 한 날 한 시에 당도하게 되는 진리는..

짧은 시 2022.01.0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