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종길 좋은 시 설날 아침에

무명시인M 2022. 1. 3.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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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좋은 시 설날 아침에. Source: www. pexels.com

김종길 좋은 시 설날 아침에.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지만 살만한 곳이다.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출처 : 김종길 시집, 성탄제, 1969, 삼애사.

 

🍎 해설

발표된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애송 신년시 목록에 드는 시다. 묵직한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가짐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어야 한다고 노래한다. 세상은 살아갈수록 각박하고 험난하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강조한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 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를 기쁨과 희망으로 맞자고 노래한다.  어려운 때인데도 긍적적인 자세를 잃지 말자고 호소하는 것 같다.

 

🌹 김종길 시인의 자작시 해설

무엇보다도 본심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본심을 지킨다는 것은 근원을 따지면 성선설에 기본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본래 마음이란 착하고 순수하다는 전제 하에서 본심을 지키자는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더라도 희망을 품고 모든 이웃들을 너그럽고 따뜻하게 사랑해야 합니다.

- 김종길 시인, 언론 인터뷰(2008)에서 발췌.

 

🌹 반칠환 시인의 해설

흰 눈 속 파랗게 눈뜨고 있는 마늘 싹처럼, 심해 열수구 펄펄 끓는 물속에서도 유유히 휘파람 부는 관벌레처럼,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반칠환 시인, 언론 기고문(2017)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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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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