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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26

조지훈 좋은 시 민들레꽃

조지훈 좋은 시 민들레꽃.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민들레꽃 /조지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럽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 ❄출처 : 조지훈 시집, ​『풀잎의 단장』, 창조사, 1952. 🍎 해설 사람 누구에게나 그리움이 있다. 더욱이 외로울 때는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이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시인은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

좋은시 2022.06.19

박용철 명시 떠나가는 배

박용철 명시 떠나가는 배. 정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고뇌. 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ㄴ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 ❄출처 : 창간호(1930.3)수록, 박용철 시집, 『박용철 전집1시집』, 깊은샘, 2004. 🍎 해설 일제 강점기 하에서 젊은이들은 정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

나태주 좋은 시 어리신 어머니

나태주 좋은 시 어리신 어머니. 어머니.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어리신 어머니 /나태주 어머니 돌아가시면 또 다른 어머니가 태어납니다 상가에 와서 어떤 시인이 위로해주고 간 말이다 어머니, 어머니, 살아계실 때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부디 제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 어리신 어머니로 자라주세요 저와 함께 웃고 얘기하고 먼 나라 여행도 다니고 그래 주세요 🍒 ❄출처 : 나태주 시집, 『어리신 어머니』, 서정시학, 2020. 🍎 해설 그리운 어머니를 어리신 어머니로 제목을 바꾸어 지은 작품 같다. 독특한 제목이다. 어머니는 돌아가셔도 다시 “또 다른 어머니”, “어리신 어머니”가 되어 자녀의 마음속에 사신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시다. 나태주 시인은 이 시로 제31회 김달진 문학상(..

좋은시 2022.06.17

도쿠가와 이에야스 명언 인생 교훈

도쿠가와 이에야스 명언 인생 교훈. 낡은 것이라고 얕보지 말라. 오늘날의 정치와 경영에서도 주목하는 리더십. 인생 교훈 /도쿠가와 이에야스 1.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걷는 것과 같다. 그러니 서두르지 말라. 2.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3. 마음에 욕심이 생기거든 어렵게 살던 때를 생각하라. 4. 인내는 무사장구(無事長久)의 근본이다. 분노를 적으로 생각하라. 5. 승리만 알고 패배를 모르면 해가 자기 몸에 미친다. 6. 자신을 탓하되 남을 탓하지 말라. 7.미흡한 것이 지나친 것보다 나은 것이다. 8.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9.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워지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 🌹 徳川家康(도쿠가와 이에..

세계 명시 2022.06.16

이성복 좋은 시 서시

이성복 좋은 시 서시. 애절하고도 쓸쓸한 사랑시다. 그러나 아름답다. 서시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 ❄출처 : 이성복 시집, 『남해 금산』, 문학과지성사, 1986. 🍎 해설 이 시는 애절하고도 쓸쓸한 사랑시다. 늦고 헐한 저녁.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은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를 걷는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

좋은시 2022.06.15

신용목 좋은 시 민들레

신용목 좋은 시 민들레. 민들레 씨앗은 사랑의 날개를 달고 그대에게 날아간다. 민들레 /신용목 가장 높은 곳에 보푸라기 깃을 단다 오직 사랑은 내 몸을 비워 그대에게 날아가는 일 외로운 정수리에 날개를 단다 먼지도 솜털도 아니게 그것이 아니면 흩어져버리려고 그것이 아니면 부서져버리려고 누군가 나를 참수한다 해도 모가지를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다 🍒 ❄출처 : 신용목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문학과지성사, 2004. 🍎 해설 민들레 씨앗은 바람에 날릴 때 사랑의 날개를 단다. 그대에게 날아간다. 먼지도 솜텰도 아니지만 사랑이 아니면 흩어지고 부서진다. 목을 길게 늘어 뜨린 것 같은 민들레 씨방이 사랑이 아니면 참수한다해도 사랑하는 그 정신까지는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다. 간절한 사랑의 노래다. 간..

좋은시 2022.06.14

이해인 좋은 시 석류의 말

이해인 좋은 시 석류의 말. 알알이 감춰 온 그리움을 터뜨릴 수 밖에 없다. 석류의 말 /이해인 감추려고 감추려고 애를 쓰는데도 어느새 살짝 빠져나오는 이 붉은 그리움은 제 탓이 아니에요 푸름으로 눈부신 가을 하늘 아래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서 터질 것 같은 가슴 이젠 부끄러워도 할 수 없네요 아직은 시고 떫은 채로 그대를 향해 터질 수 밖에 없는 이 한 번의 사랑을 부디 아름답다고 말해 주어요 🍒 ❄출처 : 이해인 시집,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열림원, 2015. 🍎 해설 석류알 한 알 한 알은 홍보석과 같다. 이 석류알들은 알알이 익은 고독이다. 남몰래 숨겨온 그리움이다. 이제 시고 떫은 채로 그대를 향해 터질 수 밖에 없다. 석류의 말은 겸허하고 이쁘다. 아름다운 사랑시다...

좋은시 2022.06.13

김소월 좋은 시 개여울

김소월 좋은 시 개여울. 개울물이 졸졸졸 흘러가는 듯한 음악성과 아름다운 시어.. 개여울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출처 : 개벽(1922) 수록,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더스토리, 2016. ​ 🍎 해설 *개여울: 개울의 여울목(개울의 폭이 좁아서 물살이 좀 세게 흐르는 곳) *헤적이다: 가볍게 젓다 *잔물: 잔물결(운률 조정) *않노라시던: 않노라 하시던(운률 조정) *않노라심은: 않노라 하심은(운률 조정) 임이 주저앉아 괴로워하던 ..

좋은시 2022.06.12

노천명 좋은 시 내 가슴에 장미를

노천명 좋은 시 내 가슴에 장미를.장미의 사랑을 안으로 연소시키는 아름다운 시. 내 가슴에 장미를 /노천명 더불어 누구와 얘기할 것인가 거리에서 나는 사슴모양 어색하다 나더러 어떻게 노래를 하라느냐 시인은 카나리아가 아니다 제멋대로 내버려두어다오 노래를 잊어버렸다고 할 것이냐 밤이면 우는 나는 두견! 내 가슴속에도 들장미를 피워다오 🍒 ❄출처 : 노천명 시집, 『내 가슴에 장미를1』, 도서출판 책꽂이, 2016. 🍎 해설 *두견 : 두견새(소쩍새. 접동새). 못 다 한 사랑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운다는 전설이 있다. 시인은 한때 친일, 친북 부역이라는 자신의 과거 행적에 관해 주변으로부터 시달림을 많이 받았다. 이 시는 이런 주변 비난자들에게 “제멋대로 내버려다오”라는 자기 변호와 “밤에만 우는 나..

좋은시 2022.06.11

나태주 짧은 시 이 봄날에

나태주 짧은 시 이 봄날에. 이 봄날에는 실연을 다시 한번 당해도 좋다. 이 봄날에 /나태주 봄날에, 이 봄날에 살아만 있다면 다시 한번 실연을 당하고 밤을 새워 벽에 머리를 쥐어 박으며 운다 해도 나쁘지 않겠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앤드), 2021. 🍎 해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픔은 실연이다. 실연의 아픔을 견뎌낼 수만 있다면 실연은 당할만한 가치가 있다. 넝쿨장미와 연초록이 사방을 에워 싸오는 이 봄날에는 살아만 있다면 사랑을 하라. 실연이 달콤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실연을 두려워 하지 말라. 봄날에, 이 봄날에 살아만 있다면 다시 한번 실연을 당하고 밤을 새워 벽에 머리를 쥐어 박으며 운다 해도 나쁘지 않겠다

짧은 시 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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