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명시 떠나가는 배. 정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고뇌.
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ㄴ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
❄출처 : <시문학> 창간호(1930.3)수록, 박용철 시집, 『박용철 전집1시집』, 깊은샘, 2004.
🍎 해설
일제 강점기 하에서 젊은이들은 정든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고향이 눈에 밟히지만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기에 떠날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이 시는 고향과 정든 사람들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비애를 다루고 있다.
첫째 연에서는 나두야 간다라고 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찾아 진입하는 젊은이의 의지를 나타냄과 동시에 그 기쁨과 가슴설레임을 환기시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2연과 3연에서는 고향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다는 갈등과 고뇌를 표출하고 있다.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든가, “도라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등의 표현은 참신하다. 서정적이다.
상실된 고향이나 초월적 이상향에 대한 노스탤지어의 정서는 당시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강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 시로 평가되고 있다.
🌹 박용철 시인
박용철 朴龍喆 (1904-1938) 시인은 전남 광주(光州) 출생.
동경 아오야마 학원(靑山學院)과 연희전문에서 수업. 순수시 동인지 《시문학》(1930)과 문예지 《문예월간》(1931)을 출자 간행. 정지용, 신석정, 김영랑, 이하윤 등과 함께 경향파에 대립하여 순수시 운동을 전개했다.
그의 시는 릴케와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을 받아 회의·모색·상징 등이 주조를 이루었으며, 작품집에 시·번역시·평론을 모은 《박용철 전집》이 있다.
❄출처 : 박용철 시집 출간 출판사 저자 소개문 종합.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ㄴ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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