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김동환 명시 웃은 죄

무명시인M 2022. 4. 17.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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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명시 웃은 죄. Source: www. pixabay. com

김동환 명시 웃은 죄. 여러분도 그런 죄 가끔은 짓고 살기를 바란다.

웃은 죄

/김동환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

그러고는 인사하기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두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

 

출처 : 조선문단 1927.1 발표, 신세기 19383월 수록, 김희보 편저, 한국의 명시, 종로서적, 1980.

 

🍎 해설

한 편의 연애소설이 6줄의 짧은 시로 탄생하였다. 민요조의 운률과 위트와 해학이 넘치는 명시다.

 

일제 강점기 한 시골마을의 공동 우물이다. 박 바가지로 물을 긷는다.

한 남성 나그네가 샘물에서 물긷는 시골 처녀에게 지름길을 묻길래, 알려주었다.

 

그리고 물 한 모금 청하길래, 처녀는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샘물 한바가지 떠 주었다.

 

고맙다고 인사하길래, '무어 그런 일로..'라는 뜻으로 한번 말없이 웃어주었을 뿐이다.

 

물을 얻어 먹고 가는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시골 처녀의 가슴에는 야릇한 감정이 일어난다. 사내라고는 모르고 자란 시골 처녀에게는 이게 첫사랑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들이 눈치 챌까 싶어 그리고 동네방네 소문 낼까봐 변명을 한다. ‘평양성에 해 안 뜬대두 나는 모르오. 웃은 죄밖에라는 변명이 시골 처녀의 사랑이 싹트고 있다는 해석을 낳게 한다. 이른바 모파상의 반전의 매력이다.

 

여러분도 그런 죄 가끔은 짓고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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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

그러고는 인사하기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두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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