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김기림 명시 나비와 바다

무명시인M 2022. 3. 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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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 명시 나비와 바다. Source: www. pexels. com

김기림 명시 나비와 바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이 이미지가 선명한 서정시다.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출처 : 1939년에 발표. 김기림 시집 시집, 바다와 나비, 신문화연구소, 1946.

 

🍎 해설

1939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흰 나비와 푸른 바다의 선명한 색채의 대비가 돋보인다. 일렁이는 바다를 ()무우밭에 비유한 구절이 눈에 띈다. 나비의 허리에 걸린 새파란 초생달이 산수화 한 폭 같다. 선명한 이미지다,

 

푸른색에 속아 무밭인 줄 알고 멋모르고 바다에 내려갔다 날개가 젖었다. 날개가 젖은 나비가 다시 날 수 있을까? 나비와 같은 하나의 나약한 존재가 품은 꿈과 그것의 좌절 경험을 이 시는 표현하고 있다.

 

바다처럼 넓은 세계를 동경하다 가혹한 현실에 좌절한 식민지 조선의 예술가들의 자화상을 그렸다.

 

이 순진한 나비의 모습은 바로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가련한 모습이고 조선인의 불운한 운명의 표정이다.

절제미와 서정성을 갖춘 이 시는 불우한 김기림 시인의 명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 김기림 시인

김기림(金起林, 190745~ 1950625일 납북). 본명은 김인손(金仁孫), 편석촌(片石村)이라는 아호를 사용하였다.

 

함경북도 학성에서 출생하였다. 보성고등보통학교를 나온 후 일본의 니혼 대학 영문학과 중퇴를 거쳐 도호쿠 제국대학 영문학과를 학사 학위 취득하였다. 귀국하여 조선일보 학예부 기자를 지내면서 조선일보에 가거라 새로운 생활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하였다. 또한 같은 신문에 평론 시의 기술 인식 현실 등 제문제를 발표하며 문학평론에도 뛰어들었다. 1933년 이상, 이효석, 조용만, 박태원 등과 함께 구인회를 결성하였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36년에는 첫 시집 기상도를 발표하였다. 1942년 낙향하여 고향 근처 경성중학교(鏡成中學校)의 영어 교사로 부임했으며, 영어 과목이 폐지되자 수학을 가르쳤다. 당시 제자로 시인 김규동이 있다.

 

1945년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하였으나, 다음 해 소련이 점령한 북한 지역으로부터 월남하여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즈음에 탈퇴하였다. 중앙대학교와 연세대학교 강사로 일하다 서울대학교 조교수가 되었고, 신문화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한국 전쟁 때 납북되었고, 이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기는 불명이다.

 

시집으로 기상도(1936), 태양의 풍속(1939), 바다와 나비(1946), 새노래(1948), 수필집 바다와 육체(1948), 평론집 문학개론(1946), 시론(1947), 시의 이해(1949) 등이 있다.

1988년 심설당에서 김기림 전집이 출판되었다.

 

그가 우리나라 문학사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주지주의 시의 도입과 그 창작, 과학적 방법에 의거한 시학(詩學)의 정립을 위한 노력, 자연발생적인 시를 거부하고 의식적인 방법에 의한 제작의 강조, 음악이나 감정보다는 이미지와 지성의 강조, 민족 및 사회현실의 수용과 모더니즘의 극복, 그리고 전체시의 주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위키백과 및 출판사의 작가 소개를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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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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