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이성복 좋은 시 서시

무명시인M 2022. 6. 15. 06:26
728x90
반응형

이성복 좋은 시 서시. Source: www. unsplash. com

이성복 좋은 시 서시. 애절하고도 쓸쓸한 사랑시다. 그러나 아름답다.

서시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

 

출처 : 이성복 시집, 남해 금산, 문학과지성사, 1986.

 

🍎 해설

이 시는 애절하고도 쓸쓸한 사랑시다.

늦고 헐한 저녁.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은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를 걷는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을 수 박에 없다.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 내릴 때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맞은편 골목의 당신은 결코 나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일생 동안 그럴지 모른다. 그래도 몸 뒤트는 풀밭에서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출 것이다. 사랑이란 어떻게 보면 이런 정처 없음이다.

반응형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Source: www. pexels. com
반응형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지훈 좋은 시 민들레꽃  (0) 2022.06.19
나태주 좋은 시 어리신 어머니  (0) 2022.06.17
신용목 좋은 시 민들레  (0) 2022.06.14
이해인 좋은 시 석류의 말  (0) 2022.06.13
김소월 좋은 시 개여울  (0) 2022.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