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조지훈 좋은 시 민들레꽃

무명시인M 2022. 6. 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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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좋은 시 민들레꽃. Source: www. unsplash. com

조지훈 좋은 시 민들레꽃.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민들레꽃

/조지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럽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

 

출처 : 조지훈 시집, ​『풀잎의 단장, 창조사, 1952.

 

🍎 해설

사람 누구에게나 그리움이 있다. 더욱이 외로울 때는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이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시인은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런 애처로운 그리움에서 시인은 큰 위로를 받는다.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아득한 거리에서 찾아오는 그대를 위해 시인은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이란 절창을 남겼다.

 

김소월은 초혼에서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라고 사랑을 노래했다. 하지만 조지훈은 사랑은 자신이 죽은 뒤에도 온전히 남을 이름이라고 했다.

 

시인은 결국 그대와 민들레꽃을 동일시하는 경지에 이르러서 '그대'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자기 앞에 피어있는 민들레꽃에 투영하여 사랑을 다짐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아름다운 상상력이고 감미로운 서정시다.

 

🌹 이문재 시인의 해설

휴대전화와 인터넷 덕분에 언제.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한 네트워크 시대다.

정보화 시대 덕분인지, 골목 어귀 가로등 아래 우두커니 서 있거나, 문을 닫을 때까지 찻집에 앉아 있는 사람이 희귀해졌다.

 

보시(布施)는 여러 가지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그리워하는 것도 대단한 보시다.

그 가운데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보시는 '눈 보시'.

 

그냥 바라봐 주는 것.

그런 눈빛만으로도 누군가가 다시 일어난다.

- 이문재 시인의 언론 기고문(2006)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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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럽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것

Source: www. unsplash.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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