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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 28

조지훈 좋은 시 파초우

조지훈 좋은 시 파초우. 어디에서나 편안하게 쉴 수 없었던 시인이 쓴 명시. ​파초우 /조지훈 외로이 흘러간 한 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초 잎에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창 열고 푸른 산과 마주 앉아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침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 ❄출처 : 조지훈 시집, 『조지훈 시선』, 정음사, 1956. 🍎 해설 *파초우(琶焦雨): 파초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조지훈 시인은 일제의 탄압에 시달려 좀 쉬고 싶어서 경주로 여행을 떠났다. 괴로웠던 경주 여행길에서 이 시를 창작했다. 경주에는 박목월이 있었다. 친구인 박목월 청년과 대화를 나누면서 조지훈 시인은 시를 더 창작했다. 이 때 일제 치하에서는..

좋은시 2022.05.19

용혜원 좋은 시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용혜원 좋은 시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마음이 참 편안해지는 사랑시다.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용혜원 오래 전부터 나를 아는 듯이 내 마음을 활짝 열어본 듯이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눈빛으로 마음으로 상처 깊은 고통도 다 알아주기에 마음놓고 기대고 싶다 쓸쓸한 날이면 저녁에 만나 한 잔의 커피를 함께 마시면 모든 시름이 사라져버리고 어느 사이에 웃음이 가득해진다 늘 고립되고 외로움에 젖다가도 만나서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 어느 순간엔 나보다 날 더 잘 알고 있다고 여겨져 내 마음을 다 풀어놓고 만다 내 마음을 다 쏟고 쏟아놓아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들어주기에 나의 피곤한 삶을 기대고 싶다 삶의 고통이 가득한 날도 항상 사랑으로 덮어주기에 내 마음이 참 편하다 🍒 ❄..

좋은시 2022.05.18

김용택 좋은 시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좋은 시 콩, 너는 죽었다. 재미있는 유명한 시다.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로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 ❄출처 : 김용택 시집, 『콩, 너는 죽었다』, 문학동네, 2018. 🍎 해설 농촌의 콩 타작이 뭔지 잘 몰라도 이 시는 재미있다. 이 시는 우리를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데려 간다. 어, 콩알 하나가 공교롭게 쥐구멍으로 쏙 들어갔다. 곡식을 먹고 사는 쥐의 먹이가 되었다. 딱 걸렸다. 꼼짝 없이 잡혔다. 그때 나오는 아이들의 탄성 “콩, 너는 죽었다.” 반전이다. 리듬이 있고 재미가 있다. 🌹 나태주 시인의 해설 매우 ..

좋은시 2022.05.17

문병란 좋은 시 희망가

문병란 좋은 시 희망가. MLB 박찬호 선수가 아주 좋아하는 시. 희망가 /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 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 ❄출처 : 문병란 시집, 『법성포 여자』, 지식..

좋은시 2022.05.16

서정주 좋은 시 범어사의 새벽 종소리

서정주 좋은 시 범어사의 새벽 종소리. 재미있다. 한국인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명시다. 범어사의 새벽 종소리 /서정주 칠십 년 전이던가 어느 새벽에 범어사(梵魚寺)의 새벽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을 때 스무 살 남짓한 애숭이 중 한 녀석이 고기도 먹고 싶고 여자도 하고 싶고 돈도 갖고 싶고 또 양껏 자유(自由)지랄도 해보고 싶어 장거리로 도망쳐나온 지 어언 50년이 됐는데 말야. 몇 해 전이던가 이 녀석은 그 한많은 일생의 막을 닫어 죽어서는 그 팔자로 밤에도 살금살금 기어다니는 한 마리의 도둑고양이가 되어서 말야. 어젯밤 새벽 달빛엔 울려퍼지는 범어사 새벽 종소리에 냐웅 냐웅 냐웅 냐웅 되게는 울어 다시 애숭이중이 되고 싶은 소원을 애절하게 뇌까려대고 있더군. 범어사 가까운 동래구 낙민동의 어느 쓰레기통..

좋은시 2022.05.15

안도현 좋은 시 모닥불

안도현 좋은 시 모닥불. 모닥불은 고난과 시련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모닥불 /안도현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어두운 청과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 철야농성한 여공들 가슴속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면사무소 앞에서 가난한 양말에 구멍난 아이 앞에서 비탈진 역사의 텃밭 가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 있는 곳에서 모여 있는 곳에서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얼음장이 강물 위에 눕는 섣달에 낮도 밤도 아닌 푸른 새벽에 동트기 십 분 전에 쌀밥에 더운 국 말아 먹기 전에 무장 독립군들 출정가 부르기 전에 압록강 건너기 전에 배 부른 그들 잠들어 있는 시간에 쓸데없는 책들이 다 쌓인 다음에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언 땅바닥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훅훅 입김을 하늘에 불어놓는 죽..

좋은시 2022.05.14

복효근 좋은 시 5월의 느티나무

복효근 좋은 시 5월의 느티나무.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저 연초록 입술들과 키스하고 싶다. 5월의 느티나무 /복효근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 아마도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 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초록의 그늘 아래 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셀레는 것을 어떻게 다 설명한다냐 바람은 살랑 일어서 햇살에 부신 푸른 발음기호들을 그리움으로 읽지 않는다면 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 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 정녕 이승의 빛깔은 아니게 피어나는 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 어느 먼 시절의 가갸거겨를 다시 배우느니 어느새 중년의 아내도 새로 새로워져서 오늘은..

좋은시 2022.05.13

나태주 좋은 시 다시 중학생에게

나태주 좋은 시 다시 중학생에게. 살다 보면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는 수가 있다. 다시 중학생에게 /나태주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버스를 놓칠 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 당할 때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아이야 잊지 말아라 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떠한 경우라도 아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 ❄출처 : 나태주 시집, 『마음이 살짝 기운다』, 알에이치코리아, 2019. 🍎 해설 어느 날 나태주 시인은 중학생 대상 강연을 나갔다. 그 때 만난 중학교 여학생이 또래 남학생에게 거부 당하고 나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그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이 시를 썼다고 한다. 이 ..

좋은시 2022.05.12

이채 좋은 시 5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좋은 시 5월에 꿈꾸는 사랑. 사랑을 꿈꾼 사람처럼 마음이 따뜻해 지는 시. 5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꽃들은 서로 화내지 않겠지 향기로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싸우지 않겠지 예쁘게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미워하지 않겠지 사랑만 하니까 비가 오면 함께 젖고 바람 불면 함께 흔들리며 어울려 피는 기쁨으로 웃기만 하네 더불어 사는 행복으로 즐겁기만 하네 꽃을 보고도 못 보는 사람이여 한철 피었다 지는 꽃들도 그렇게 살아간다네 그렇게 아름답게 살아간다네 🍒 ❄출처 : 이채 시집,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행복에너지, 2014. 🍎 해설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읽고 나면 온종일 기분이 좋다.세상은 원래부터 아름다웠고 단지 우리의 마음이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이채 시인의 이 시를 읽고 나면 사..

좋은시 2022.05.11

김지하 좋은 시 사랑 얘기

김지하 좋은 시 사랑 얘기. 모든 사랑은 짝사랑일까? 사랑 얘기 /김지하 시 귀신 정희가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라고 시집 제목을 달았다 금방 내 그물에 와 걸린다 즉각 수정한다 ‘모든 사랑은 짝사랑이다’라고 물론 안다 사랑이 얼마나 순정하고 고운 것인지 그것도 아주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사랑이 얼마나 쓰라리고 병신스러운지 나는 그걸 안다기보다 그냥 몸으로 아파보았다 절충의 길은 없었다 첫사랑이 곧 짝사랑이었던 내겐 이런 경우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 ❄출처 : 김지하 시집, 『새벽강』, 시학, 2006. 🍎 해설 *시 귀신 정희: 시 귀신 문정희 시인 문정희 시인은 자신을 시선(詩仙)이라고 부르지 않고 시 귀신이라고 부른 것을 우선 좋아한다. 김지하 시인은 저항시만 쓴게 아니라 이런 사랑 ..

좋은시 20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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