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복효근 좋은 시 5월의 느티나무

무명시인M 2022. 5. 1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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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좋은 시 5월의 느티나무. Source: www. unsplash. com

복효근 좋은 시 5월의 느티나무.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저 연초록 입술들과 키스하고 싶다.

5월의 느티나무

/복효근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

아마도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

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초록의 그늘 아래

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셀레는 것을

어떻게 다 설명한다냐

 

바람은 살랑 일어서

햇살에 부신 푸른 발음기호들을

그리움으로 읽지 않는다면

 

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

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

 

정녕 이승의 빛깔은 아니게 피어나는

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

어느 먼 시절의 가갸거겨를 다시 배우느니

어느새

중년의 아내도 새로 새로워져서

오늘은 첫날이겠네 첫날밤이겠네 🍒

 

출처 : 복효근 시집, 목련꽃 브라자, 천년의시작, 2015.

 

🍎 해설

화사했던 벚꽃도 꽃잎이 다 지고 새로운 연초록 녹음이 우거져 우리를 에워싼다. 초록은 우리에게 힐링의 색이다.

 

무조건 연초록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날

스물이 푸르른 물결처럼 두근거리는 날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저 연초록 입술들

첫날밤으로 뛰어들고 싶은 날.

 

5월은 느티나무와 같이 귀한 존재다. 5월의 느티나무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 고급가구로 쓰이는 느티나무처럼 귀중한 5월을 보내고 싶다.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과 입맞춤하고 싶다. 5월엔 매일 첫날밤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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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

 

내 아득히 스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여자의 손을 은근히 쥐어보고 싶은

이 푸르른 두근거림을 무엇이라고 한다냐

 

5월의 느티나무 초록에 젖어

어느새

중년의 아내도 새로 새로워져서

오늘은 첫날이겠네 첫날밤이겠네

Source: www. unsplash.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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