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안도현 좋은 시 모닥불

무명시인M 2022. 5. 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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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좋은 시 모닥불. Source: www. pexels. com

안도현 좋은 시 모닥불. 모닥불은 고난과 시련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모닥불

/안도현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어두운 청과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

철야농성한 여공들 가슴속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면사무소 앞에서

가난한 양말에 구멍난 아이 앞에서

비탈진 역사의 텃밭 가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 있는 곳에서

모여 있는 곳에서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얼음장이 강물 위에 눕는 섣달에

낮도 밤도 아닌 푸른 새벽에

동트기 십 분 전에

쌀밥에 더운 국 말아 먹기 전에

무장 독립군들 출정가 부르기 전에

압록강 건너기 전에

배 부른 그들 잠들어 있는 시간에

쓸데없는 책들이 다 쌓인 다음에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언 땅바닥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훅훅 입김을 하늘에 불어놓는

죽음도 그리하여 삶으로 돌이키는

삶을 희망으로 전진시키는

그날까지 끝까지 울음을 참아내는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한 그루 향나무 같다 🍒

 

출처 : 안도현 시집, 모닥불, 창작과비평사, 1989.

 

🍎 해설

*출정가: 전쟁터에 나가기전에 부르는 노래

모닥불은 스스로를 태우면서 어둠을 밝히고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다.

모닥불은 고난과 시련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삶을 희망으로 전진시키는 힘을 준다.

 

안도현 시인은 모닥불, 연탄 한 장, 반쯤 깨진 연탄, 너에게 묻는다 등의 작품에서 보듯이 불의 자기희생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서민들의 삶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시를 창조하고 있다.

 

이 시도 그런 시다. 모닥불은 향불에 쓰이는 향나무와 같이 숭고한 존재다.

모닥불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주변 서민들을 따뜻하게 해준다를 형상화함으로써 헌신과 봉사와 긍휼의 삶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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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어두운 청과시장 귀퉁이에서

지하도 공사장 입구에서

철야농성한 여공들 가슴속에서

가난한 양말에 구멍난 아이 앞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 있는 곳에서

모여 있는 곳에서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삶을 희망으로 전진시키는

그날까지 끝까지 울음을 참아내는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한 그루 향나무 같다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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