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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 28

하상욱 짧은 시 축의금

하상욱 짧은 시 축의금. 청첩장 받으면 봉투에 얼마를 넣습니까? 축의금 /하상욱 고민 하게 돼 우리 둘 사이 🍒 ❄출처 : 하상욱 시집, 『하상욱 단편시집 - 서울 시』, 도서출판 小小쿨 출판, 무료, 2012.09.28. 전자책 출간 🍎 해설 웃음부터 나오지만 위트와 촌철살인의 유머가 있다. 청첩장 받으면 얼마 내야 하냐? 고민 고민 계산하는 우리들 마음을 들켜버렸다. 🌹 축의금 풍속도 이 시가 다음 기사와 같은 축의금 풍속도를 풍자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 시에 암시되어 있는 얼마 내야 하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한다. 근래 연락이 없던 대학동창, 거래처 관계자, 전직장 동료의 청첩장 앞에 축의금 고민이 앞서기 마련. 2013년 여론조사 결과다. 결혼식 축의금 평균은 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짧은 시 2022.04.29

이외수 좋은 시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이외수 좋은 시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이외수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 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 ❄출처 : 이외수 시집,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 쉴떼까지』, 해냄출판사, 2010. 🍎 해설 고독은 어떤 의미에서는 필요할지도 모른다. 고독한 동안 나는 나를 타인에게 빼앗기지 않고 내가 나에게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매일 저무는..

좋은시 2022.04.28

이외수 짧은 시 지렁이

이외수 짧은 시 지렁이. 짧지만 강렬한 명시다. 지렁이 /이외수 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습니까 🍒 ❄출처 : 이외수 시집,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 쉴때까지』, 해냄출판사, 2010. ​ 🍎 해설 정말 짧고 강렬한 시다.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는 명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이 있다. 오죽 징그럽게 생겼으면 이름도 지렁이일까? 사람들은 지렁이를 싫어하고 한 낱 미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류와 지구상의 동식물들은 지렁이 덕분에 먹고 산다. 지렁이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지렁이는 먹이를 흙과 함께 먹고 배설하는 과정에서 흙을 비옥하게 만든다. 지렁이의 장 속을 통과한 흙은 토양을 기름지게 만들어 준다. 땅 속 광물 성분과 땅 위의 유기질 성분들을 서로 교환 순환..

짧은 시 2022.04.27

이외수 좋은 시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좋은 시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꽃이 피면 지는 법이다. 이외수 시인이 어제 별세하셨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 ❄출처 : 이외수 시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고려원 , 2000. 🍎 해설 뿌리 깊은 나무가 밤하늘에 달빛을 향해 가지가 뻗어 있는..

좋은시 2022.04.26

박인환 좋은 시 목마와 숙녀

박인환 좋은 시 목마와 숙녀. 낭만과 센티멘탈리즘의 젊은 시인 박인환의 대표작품.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

좋은시 2022.04.25

장정일 좋은 시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장정일 좋은 시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인스탄트 사랑,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 ❄출처 : 장정일 시집, 『길 안에서의 택시잡기』, 민음사, 1988. 🍎 해설 이 시는 김춘수의 명시 꽃을 패러디한 작품이다. 김춘수의 꽃은 이렇게 시작한다. 내가 ..

좋은시 2022.04.24

시바타 도요 명시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명시 약해지지 마. 햇살과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 ❄출처 : 시바타 도요 시집, 『약해지지 마』, 지식여행, 2010. 🍎 해설 98세에 문단에 등단한 일본 할머니 시인의 유명한 시다. 광화문글판은 이 시를 2011년 가을편에 게시하였다. 2011년, 교보생명이 광화문글판 역대 58편의 시 중 인기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 시는 3위로 뽑혔다.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다’는 시구처럼 잔잔한 울림을 주는 말로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지금이 힘들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자연의..

세계 명시 2022.04.23

문정희 좋은 시 아침 이슬

문정희 좋은 시 아침 이슬. 아침 이슬은 밤 새워 만들어낸 고뇌의 결정체다. 아침 이슬 /문정희 지난밤 무슨 생각을 굴리고 굴려 아침 풀잎 위에 이렇듯 영롱한 한 방울의 은유로 태어났을까 고뇌였을까, 별빛 같은 슬픔의 살이며 뼈인 생명 한 알 누가 이리도 둥근 것을 낳았을까 고통은 원래 부드럽고 차가운 것은 아닐까 사랑은 짧은 절정, 숨소리 하나 스미지 못하는 순간의 보석 밤새 홀로 걸어와 무슨 말을 전하려고 아침 풀잎 위에 이렇듯 맑고 위태한 시간을 머금고 있는가 🍒 ❄출처 : 문정희 시집, 『나는 문이다』, 민음사 , 2016. 🍎 해설 김민기 작사 작곡 양희은 노래의 ‘아침이슬’은 유명하다.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보낸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

좋은시 2022.04.22

윤보영 짧은 시 단추

윤보영 짧은 시 단추. 단추가 떨어졌다. 달아야 한다. 단추 /윤보영 단추를 달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 단추가 너였다면 내 마음에 달았을 텐데. 🍒 ❄출처 : 윤보영 시집, 『세상에 그저 피는 꽃은 없다 사랑처럼』, 행복에너지, 2020. 🍎 해설 단추가 떨어지는 경우는 흔하다. 단추가 떨어지면 달아야 한다. 그 다는 작업 도중에 단추가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 마음을 단다는 내용이다. 언어 유희가 아니다. 단순하면서도 쉽고 간결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시다. 윤보영 시인은 흔하고 평범한 일상생활의 소재 속에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발상을 한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상 속 상황에서 사람 마음 속의 그리움을 끌어내는 그의 시적 에스프리는 순수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메마른 시대에 살아가..

짧은 시 2022.04.21

신석정 좋은 시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신석정 좋은 시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이상향을 노래한 대표적인 목가시.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신석정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해 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이윽고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때, 그 새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돌아온다 합니다 언덕에서는 우리의 어린 양들이 낡은 녹색 침대에 누워서 남은 햇볕을 즐기느라고 돌아오지 않고 조용한 호수 위에는 이제야 저녁 안개가 자욱이 내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늙은 산의 고요히 명상하는 얼굴이 멀어 가지 않고 머언 숲에서는 밤이 끌고 오는 그 검은 치맛자락이 발..

좋은시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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