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좋은 시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이외수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 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
❄출처 : 이외수 시집,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 쉴떼까지』, 해냄출판사, 2010.
🍎 해설
고독은 어떤 의미에서는 필요할지도 모른다. 고독한 동안 나는 나를 타인에게 빼앗기지 않고 내가 나에게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매일 저무는 바다를 보면서 사랑과 이별을 회상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것이다라고 노래한다. 이건 고독 예찬은 아닐 것이다. 사랑을 갈구하는 자기 성찰의 가슴 시린 토로일 것이다.
🌹 트위터 대통령 이외수
이외수 작가는 자유롭고 개성 있는 풍모로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데에도 열심이었다. 특히 트위터에서 촌철살인 격으로 날리는 짧은 글들의 인기가 높아 177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게 되면서 그는 트위터 대통령을 뜻하는 ‘트통령’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2009년 7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1위에 올랐으며, 2010년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도 제7회 한국의 대표 작가 1위에 올랐다.
트위터는 그가 당대와 함께 호흡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창구로서 요긴했다. 2013년, 그는 트위터의 효용에 관해 이렇게 설명했다.
“트위터는 세상의 흐름을 읽는 정보의 공간이자 소통 공간이기도 하며 저에게는 습작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단편소설 하나를 탈고했는데, 전 같으면 두세 달 걸릴 걸 이번에는 불과 열흘 만에 끝냈습니다. 트위터 글쓰기가 빨리 쓰는 연습이 되었던 거죠. 요리로 치면 기름 빼고 뼈 빼고 살코기만 발라 접시에 담아 내놓을 수 있도록 ‘칼질’을 연마하는 공간이 저에게는 트위터입니다.”
그의 트위터에는 유명한 촌철살인의 정치 풍자가 많았다.
이외수 작가는 2006년 강원도 화천군이 마련해 준 ‘감성마을’에 입주해 그곳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독자들을 만났다. 서울에서 2~3시간 자동차를 달려야 이르게 되는 이 외진 곳에 한 달이면 평균 400명 정도의 독자들이 그를 만나고자 찾아오고는 했다. 그는 21세기는 이성이 아닌 감성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며 이곳에 감성학교를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0세기까지의 세계를 이성이 주도했다면, 21세기에 중요한 것은 감성입니다. 인간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두뇌를 활용한 이성 중심의 형태가 되겠지만, 우주나 자연과의 교감에는 감성이 필수적이에요. 감성마을에서는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 역시 엄연한 주민입니다.”
- 2022. 4. 25, 여러 언론 보도에서 발췌.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살아 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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