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이외수 짧은 시 지렁이

무명시인M 2022. 4. 2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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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짧은 시 지렁이. Source: www. pexels. com

이외수 짧은 시 지렁이. 짧지만 강렬한 명시다.

지렁이

/이외수

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습니까 🍒

 

출처 : 이외수 시집,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 쉴때까지, 해냄출판사, 2010.

🍎 해설

정말 짧고 강렬한 시다.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는 명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이 있다. 오죽 징그럽게 생겼으면 이름도 지렁이일까? 사람들은 지렁이를 싫어하고 한 낱 미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류와 지구상의 동식물들은 지렁이 덕분에 먹고 산다.

지렁이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지렁이는 먹이를 흙과 함께 먹고 배설하는 과정에서 흙을 비옥하게 만든다. 지렁이의 장 속을 통과한 흙은 토양을 기름지게 만들어 준다. 땅 속 광물 성분과 땅 위의 유기질 성분들을 서로 교환 순환시켜서 땅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지렁이가 하루에 먹고 뱉어내는 흙의 분량은 엄청나다고 한다. 지렁이는 오늘도 지구 토양의 안녕을 짊어지고 흙 속을 소리 없이 기어 다니면서 흙을 끊임없이 쟁기질하고 있다.

 

그러나 지렁이는 많은 동물들에게 공격만 당하는 약한 생물이다. 방어 수단도 없고 남을 공격한 적도 없고 평생 공격만 당하는 생물이다.

 

가난하기도 하고 글이 써지지도 않자 깊은 시름에 빠져 있던 이외수 시인에게 우연히 지렁이가 눈에 띄었다. 시인은 지렁이를 손에다 올려놓고 말했다 야 이눔아 왜 그렇게 징그럽게 생겼니? 너도 나와 같은 놈이구나시인은 문득 의문을 갖게 되었다. “지렁이가 정말 가치가 없는 놈일까?”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백과사전을 펼쳐 지렁이에 대해 찾아 보았다. 거기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찬사를 발견했다. “지렁이는 위대한 창조자!”

 

그 날 이후, 시인은 지렁이의 칭송자로 바뀌었다.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지렁이를 존경한다고 말하고 지렁이는 인류의 스승이라고 칭송했다. 이 시는 그런 지렁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을 나타낸 절창이다.

 

시인이  낮은 곳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지렁이를 칭송한 데에는 여러가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그 추정은 독자의 몫이다.

 

🌹 이외수 시인의 명언(2)

이외수(李外秀 1946~2022.4.25. 향년 76).

소설가 겸 시인. 별명은 트위터 대통령.

 

<자신감>

세상이 그대를 과소평가할지라도

절망하지 마라.

그대는 누가 뭐라해도

우주 유일의 존재이다.

- 이외수, 하악하악

 

<희망 사냥의 자격>

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심장을 물어 뜯겨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

- 이외수, 하악하악

 

<나를 키운건 8할이>

나를 키운 팔할은 가난이고

나의 가장 큰 스승은 배고픔이다.

- 트위터

 

<우리가 남이가>

우리가 남이냐라고 말하는 친구놈 치고

위급할 때 곁에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는 걸 보면

그 놈은 분명 남이었습니다.

- 트위터

 

<서두르지 마라>

그대여 결코 서두르지 마라.

대어를 낚으려는 낚시꾼일수록

기다림이 친숙하고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일수록

서둘러 신발끈을 매지 않는다.

- 트위터

 

<철 모르는 놈>

꽃이 피었을 때는 꽃을 즐길 줄 알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 열매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인간들은 꽃이 피었을 때는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고 랄을 하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 꽃이 피지 않았다고 랄을 한다.

그래서 랄을 할 때마다 써먹으라고 '철 모르는 놈' 이라는 말이 생겼다.

- 이외수, 하악하악

 

<바가지 긁지마라>

아내들이여 남편들이 사랑고백을 자주 하지 않는다고 투정부리지말라.

남편들이 날마다 출근해서 녹음기처럼 되풀이되는 상사의 역겨운 잔소리를 참아내고

자존심을 있는대로 구기면서 거래처에 간곡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고

헤비급 역도선수의 역기보다 무거운 스트레스를 어깨에 걸치고 퇴근하는 모습 그 자체가

바로 그대와 자식들을 사랑한다는

무언의 고백임을 명심하라.

- 이외수,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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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습니까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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