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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짧은 시 묵화. 한 편의 묵화처럼 농촌 할머니와 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묵화(墨畵)
/김종삼
물 먹은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
❄출처 : 김종삼 시집, 『북치는 소년』, 민음사, 1995.
🍎 해설
*묵화(墨畵): 먹으로 그린 동양화.
이 시는 한 편의 묵화처럼 농촌 할머니와 소의 모습을 짧은 시로 그리고 있다. 이 시에는 할머니의 자세한 삶의 스토리는 모두 생략되어 있다. 그건 독자들이 상상해야 한다. 이걸 김종삼의 공백의 효과라고 부른다. 이 시에도 그런 여백의 효과가 있다.
할머니와 함께 하루 종일 사래 긴 밭도 갈고 집에 돌아와 물을 먹고 있는 소. 소와 함께 고단한 하루 노동을 막 끝내고 집에 돌아 온 할머니.
다만 목덜미에 손 하나 얹었을 뿐이다. 그러나 말 못하는 짐승이라지만 고무신 위로 할머니의 발잔등도 부은 것이 보일지 모른다. 자신의 목덜미를 안쓰러워 쓰다듬고 있는 할머니의 마음을 눈치챌지도 모른다.
한 식구로서의 동병상련이고 연민의 정이고 교감이다.
삶에는 기쁜 순간보다는 힘들고 고단한 순간이 더 많다. 동반자들은 소의 목덜미에 얹은 할머니 손바닥의 어루만짐의 묵화를 항상 기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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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먹은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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