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2/05 28

김지하 좋은 시 빈 산

김지하 좋은 시 빈 산. 김지하 시인이 한참 민주화운동에 몰두하던 때 발표한 시. 빈 산 /김지하 빈 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빈 산 해와 바람이 부딪쳐 우는 외로운 벌거숭이 산 아아 빈 산 이제는 우리가 죽어 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저 아득한 산 빈 산 너무 길어라 대낮 몸부림이 너무 고달퍼라 지금은 숨어 깊고 깊은 저 흙 속에 저 침묵한 산맥 속에 숨어 타는 숯이야 내일은 아무도 불꽃일 줄도 몰라라 한 줌 흙을 쥐고 울부짖는 사람아 네가 죽을 저 산에 죽어 끝없이 죽어 산에 저 빈 산에 아아 불꽃일 줄도 몰라라 내일은 한 그루 새푸른 솔일 줄도 몰라라. 🍒 ❄출처 : 김지하 시집,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시선집』, 창작과비평사, 1993. 🍎 해설 시대의 불의에 맞선 저항시인 김지하 시인..

좋은시 2022.05.09

목필균 좋은 시 5월 어느 날

목필균 좋은 시 5월 어느 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5월 어느날 /목필균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바람에 흩어졌던 그리움 산딸나무꽃 처럼 하얗게 내려 앉았는데 오월 익어가는 어디 쯤 너와 함께 했던 날들 책갈피에 접혀져 있겠지. 만나도 할 말이야 없겠지만 바라만 보아도 좋을 것 같은 네 이름 석 자. 햇살처럼 눈부신 날이다. 🍒 ❄출처 : 목필균 시집, 『내게 말 걸어 주는 사람들』, 시선사 , 2021. 🍎 해설 이 시의 방아쇠는 첫 연이다. 산다는 것이 어디 맘만 같으랴. 그렇다. 사람사는 일이 어디 맘대로 되던가? 일만 그런 게 아니다. 사랑도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5월의 추억은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다. 5월은 사랑의 달인가 보다. 너를 향한 그리움이 산딸나무 꽃처럼 하..

좋은시 2022.05.08

홍수희 좋은 시 5월

홍수희 좋은 시 5월. 사랑은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5월 /홍수희 시들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장미는 피지 않았을 거예요 질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나무는 초록을 달지 않았을 거구요 이별을 미리 슬퍼했다면 나는 당신을 만나지 않았겠지요 사랑이란 이렇게,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 5월의 장미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5월의 신록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당신을 향해 다시 피어나겠어요 당신을 향해 다시 시작하겠어요 🍒 ❄출처 : 홍수희 시집, 『생일을 맞은 그대에게』, 해드림출판사, 2019. 🍎 해설 사랑이란 이렇게,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이별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렇게 깊은 사랑도 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장미의 5월에는 신록의 5월에는 사랑을 다시 시작하지 않..

좋은시 2022.05.06

피천득 좋은 시 기다림

피천득 좋은 시 기다림. 딸 바보, 아들 바보의 필독의 시다. 기다림 /피천득 아빠는 유리창으로 살며시 들여다보았다 뒷머리 모습을 더듬어 아빠는 너를 금방 찾아냈다 너는 선생님을 쳐다보고 웃고 있었다 아빠는 운동장에서 종 칠 때를 기다렸다 🍒 ❄출처 : 피천득 시집, 『서정시집(抒情詩集)』, 상호출판사, 1947. 🍎 해설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해마다 이 맘때면 피천득 시인의 이 시를 꺼내 들어 다시 읽어 본다.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아들이나 딸을 초등학교에 처음 보내면 누구나 아들 바보나 딸 바보가 된다. 운동장에서 종 칠 때를 기다리는 동안 아빠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게 된다. 교실을 살그머니 들여다 보면 아들이나 딸의 뒤통수만 보인다. 대견하고 흐뭇하다. ..

좋은시 2022.05.05

하이네 명시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하이네 명시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5월에는 무조건 사랑을 하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하인리히 하이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꽃봉오리 피어날 때, 나의 가슴속에도 사랑이 싹텄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새들이 노래 부를 때, 나의 그리움과 아쉬움 그녀에게 고백했네. 🍒 ❄출처 :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시집, 『노래집』, 독일, 1827년. 🍎 해설 5월을 찬미한 여러 시인 가운데 독일 시인 하이네처럼 간결하고 깔끔하게 5월의 정취를 노래한 시인도 많지 않다. 이 유명한 시를 음미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여기서 독일어 wunderschönen란 시어가 유명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이란 표현은 ‘찬란하게 아름다운’,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다운' 대충 이런 ..

세계 명시 2022.05.04

오광수 좋은 시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좋은 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 ​❄출처 : 오광수 시집,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고이북, 2005. 🍎 해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5월엔 당신에게 좋은 ..

좋은시 2022.05.03

김영랑 좋은 시 오월

김영랑 좋은 시 오월. 시각적 묘사 속에서 5월의 약동하는 생명력을 노래하고 있다. 오월 /김영랑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 이랑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도 엽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숫놈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출처 : 문장 1939년 발표, 김영랑, 『김영랑 시집』, 부크크, 2019. 🍎 해설 김영랑은 한국 순수서정시의 물길을 연 시인중의 한 사람이다.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살린 섬세한 시적 영역을 개척한 공로자다. 이 시도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살려 오월의 약동하는 생명력을 노래한..

좋은시 2022.05.02

피천득 좋은 시 창밖은 오월인데

피천득 좋은 시 창밖은 오월인데. 5월의 시인이 5월을 노래한다. 창밖은 오월인데 /피천득 라일락 꽃길 창밖은 오월인데 너는 미적분을 풀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라일락 향기 짙어가는데 너는 아직 모르나 보다 잎사귀 모양이 심장인 것을 크리스탈 같은 美라 하지만 정열보다 높은 기쁨이라 하지만 수학은 아무래도 수녀원장 가시에도 장미 피어나는데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마리도 너도 고행의 딸. 🍒 ❄출처 : 피천득 시집, 『창밖은 오월인데』, 민음사, 2018. 🍎 해설 오늘은 오월이 시작되는 날이다. 오월을 두고 계절의 여왕이라 한다. 오월의 시인으로 알려진 피천득 시인은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라고 했다. 피천득 문학의 핵심 사상이라 할 수 있는 ‘..

좋은시 2022.05.0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