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지하 좋은 시 빈 산

무명시인M 2022. 5.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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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좋은 시 빈 산. Source: www. unsplash. com

김지하 좋은 시 빈 산. 김지하 시인이 한참 민주화운동에 몰두하던 때 발표한 시.

빈 산

/김지하

빈 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빈 산

 

해와 바람이

부딪쳐 우는 외로운 벌거숭이 산

아아 빈 산

이제는 우리가 죽어

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저 아득한 산

빈 산

 

너무 길어라

대낮 몸부림이 너무 고달퍼라

지금은 숨어

깊고 깊은 저 흙 속에 저 침묵한 산맥 속에

숨어 타는 숯이야 내일은 아무도

불꽃일 줄도 몰라라

 

한 줌 흙을 쥐고 울부짖는 사람아

네가 죽을 저 산에 죽어

끝없이 죽어

산에

저 빈 산에 아아

 

불꽃일 줄도 몰라라

내일은 한 그루 새푸른

솔일 줄도 몰라라. 🍒

 

출처 : 김지하 시집, 타는 목마름으로-김지하 시선집, 창작과비평사, 1993.

 

🍎 해설

시대의 불의에 맞선 저항시인 김지하 시인이 어제(2022.5.8.) 별세하였다.(1941년 목포 출생~2022.5.8., 향년 81)

 

이 시는 김지하 시인이 한참 민주화운동에 몰두하던 때인 1975년에 발표되었다.

 

첫째 연의 빈 산 빈 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빈 산처럼 반복되는 단어들로 운율을 맞춰서 시의 리듬감뿐만 아니라 시에 생동감과 힘을 불어넣고 있다. 첫 번 째 연은 김소월의 산유화를 연상케 한다.

 

산이 비어 있다고 비극적인 상황을 노래하고 있지만 산이 살아 꿈틀대고 산이 우뚝 일어서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빈 산은 더 이상 산이 아닐 정도로 텅 비어 버렸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다시 태어날 수 있으며 불타오를 수 있고, 푸르게 빛날 수 있다. 마지막 연의 불꽃일 줄도 몰라라/ 내일은 한 그루 새푸른/솔일 줄도 몰라라.”는 절창이다.

 

이 시는 물론 시대가 아무리 폭압에 가득 차 있고, 우리의 삶이 텅 비어 버린 듯 하지만 지금은 땅 속 깊이 숨어 있는 듯한 자유와 민주주의가 시뻘건 숯으로 타오르고 푸른 소나무처럼 푸르게 산을 뒤덮을 것임을 암시적으로 형상화한 시다.

 

그러나 시인은 정치삐라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서정시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고 깊이 고심하였다. 그 흔적이 전편에 흐르고 있다.

 

🌹 나태주 시인의 김지하 시인에 대한 추모

 "김지하 시인은 바다 위 빙하를 뚫고 나가는 쇄빙선 같은 분이었다"며 "앞에 서서 횃불을 들었기 때문에 내려놓을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삶이었다.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어서 한편으로는 불행하고 힘들며 고달팠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끝낸 뒤 칼을 내려놓고 눈을 감은 장수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김지하 시인은 시인의 범위를 넘어서는 시인이었다.

김지하 선생은 시인이기도 했지만 한 시대의 등불로서 자기 역할을 하신 분이다.“

 

"한 시대를 호령하고 나아가 향도한 시인"이라고 표현한 나태주 시인은 70년대를 살아냈던 시절을 회상하며 "당시에는 정말 신격화된 시인이었다. 나이가 많은 선배 시인도 김지하 시인의 기에 눌렸다. 눈빛이 사람을 꿰뚫고 갈 것 같은 그야말로 칼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나 시인은 80년대 민주화 운동 이후 입지가 조금 좁아졌던 고인의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 나태주 시인, 2022,5.8, 언론과의 통화내용 보도에서 발췌.

 

국민시인인 나태주 시인은 김지하 시인의 행적 논란에 대해서도 ”80년대 민주화 운동 이후 입지가 조금 좁아졌던 고인의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로 압축,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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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빈 산

 

불꽃일 줄도 몰라라

내일은 한 그루 새푸른

솔일 줄도 몰라라.

Source: www. unsplash.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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