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수권 며느리밥풀꽃. 고전적 장엄함과 토속적 정서의 맛이 잘 어우러진 명시.며느리 밥풀꽃/송수권날씨 보러 뜰에 내려그 햇빛 너무 좋아 생각나는산부추, 개망초, 우슬꽃, 만병초, 둥근범꼬리,씬냉이, 돈나물꽃이런 풀꽃들로만 꽉 채워진소군산열도, 안마도 지나물길 백 리 저 송이섬에 갈까 그 중에서도 우리 설움뼛물까지 녹아흘러밟으면 으스러지는 꽃이 세상 끝이 와도 끝내는주저앉은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꽃울엄니 나를 잉태할 적 입덧나고 씨엄니 눈돌려 흰 쌀밥 한 숟갈 들통나살강 밑에 떨어진 밥알 두 알혀 끝에 감춘 밥알 두 알몰래몰래 울음 훔쳐먹고 그 울음도 지쳐추스림 끝에 피는 꽃며느리밥풀꽃 햇빛 기진하면은 혀 빼물고지금도 그 바위섬 그늘에 피었느니라. 🍒 ❄출처 : 송수권 시집, 『초록의감옥』, 지식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