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영로 논개, 언제나 감동을 주는 대표작인 항일시.
논개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출처 : 변영로 시집, 『조선의마음』, 평문관. 1924.
🍎 해설
변영로 시인이 일제 치하인 1922년 3월 《신생활》지에 발표한 이 시는 20년대 전반기 한국 항일시의 정상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는 침략군 왜장을 껴안고 남강의 푸른 물에 뛰어들어 순국한 의로운 기생 논개의 숭고한 정신을 주제로 하고 있다.
민족적 의분을 안으로 응결시킨 점이 크게 돋보인다. 흐르는 강물이 영원히 푸르듯이, 논개의 조국에 바친 민족혼도 영원하리라는 것이다.
스스로 희생을 내세운 논개의 정신적 가치를 상징화하고
이를 위해 시어 선택이나 반복의 효과까지 의도하여 정감에 호소하려는 시적 형상화의 노력을 끝까지 견지한 뛰어난 우수작품이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