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1216

나태주 구름이 보기 좋은 날

나태주 구름이 보기 좋은 날. 구름만 보고 사는 내가 깨달은 일.구름이 보기 좋은 날/나태주머리 위에 깍지 베개를 하고의자에 기대어 구름을 보고하늘을 보고 있을 때누군가 와서 묻는다지금 뭐하세요? 나 지금 일하고 있는 중이야나에겐 쉬는 것도 일이자는 것도 일이고 하늘 보고구름 보는 것도 일이야 그러하다나에겐 날마다 책을 보고 글을 쓰고강연하는 것만 일이 아니고노는 것도 일이고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도 일이란 사실! 일찍이 알았어야 했다더구나 너를 생각하고너를 사랑하는 일은 더욱중요한 일이란 사실! 맑은 날 하늘과하늘에 뜬 구름이 나에게가르쳐준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마음이 살짝 기운다』, 알에이치코리아. 2019. 🍎 해설 삶 곳곳에 놓여있는 아름다운 것들과 애틋한 사랑에게 안녕을 전하고 ..

좋은시 02:15:38

함민복 마음은행

함민복 마음은행. 당신 마음의 비밀번호는 무엇이죠?마음은행/함민복내 마음을 당신 마음에 자꾸 저축하고 싶어요당신 마음 전부를 내 마음에 예치하고 싶어요 내 마음속에는 내 마음보다 당신 마음이 더 많아요당신 마음속에도 당신 마음 보다 내 마음이 더 많은가요 당신 마음의 비밀번호는 무엇이죠?내 마음의 비밀번호는 이제 당신이랍니다 🍒 ❄출처 : 함민복 시집, 『꽃봇대』, 대상미디어. 2011. 🍎 해설함민복 시인은 짧은 시의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짧지만 긴 여운, 의표를 찌르는 해학과 통찰의 시편들은 인터넷 시대에 시가 어떻게 사람들의 가슴에 스밀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문학적 소통의 시금석이자 내비게이션이다. 재치문답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시 언어의 경제성과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짧은 시에 서정적으로 압..

짧은 시 2025.04.27

나태주 무인도

나태주 무인도. 주말 과부 만들지 말라.무인도/나태주바다에 가서 며칠섬을 보고 왔더니아내가 섬이 되어 있었다섬 가운데서도무인도가 되어 있었다. 🍒 ❄출처 : 나태주 대표 시선집, 『풀꽃』, 지혜. 2021. 🍎 해설내 절친 중에 바다낚시광이 한 명 있다. 그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1박2일로 바다낚시를 다녀 온다. 한 밤중에 대절버스를 타야하고 망망대해에서 위험한 낚시를 즐긴다. 중년 여성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힘든 취미 생활이다. 부인은 항상 주말 과부가 된다. 그 친구는 은갈치를 한 박스씩 잡아 오지만 부인은 3일 동안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을 달래 놓는 데 2일 걸린다고 한다. 친구야, 주말에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바꾸어라. 그렇지 않으면 주말 홀아비가 되어 버리는 시절..

짧은 시 2025.04.26

반칠환 새 2

반칠환 새 2. 통찰의 짧은 시.새 2/반칠환새들에게 가장 충격인 것은 날아오를 하늘이 없는 것보다내려앉을 대지를 발견 못했을 때라고​ 🍒 ❄출처 : 반칠환 시집, 『웃음의 힘』, 시와시학사, 2012. 🍎 해설반칠환 시인은 짧은 시의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짧지만 긴 여운, 의표를 찌르는 해학과 통찰의 시편들은 인터넷 시대에 시가 어떻게 사람들의 가슴에 스밀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문학적 소통의 시금석이자 내비게이션이다. 재치문답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시 언어의 경제성과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짧은 시에 서정적으로 압축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이 짧은 시도 웃음과 해학, 통찰과 시적 직관이 잘 디자인 되어 있다. 우리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이 놓쳐버린 혹은 일상의 관성에 눈치채지 못하는 섬세..

짧은 시 2025.04.24

윤효 봄 편지

윤효 봄 편지. 은은한 사랑의 서정성. 짧은 시.봄 편지/윤효물푸레 이파리 한 잎 동봉합니다.사발에 띄워 머리맡에 두시기 바랍니다.그대 그리워하는 마음 아직도 그 물빛입니다.푸르스레 번져가는 그 물빛입니다. 🍒 ❄출처 : 윤효 시집, 『햇살방석』, 시학. 2008. 🍎 해설윤효 시인은 짧은 시의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짧지만 긴 여운, 의표를 찌르는 해학과 통찰의 시편들은 인터넷 시대에 시가 어떻게 사람들의 가슴에 스밀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문학적 소통의 시금석이자 내비게이션이다. 재치문답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시 언어의 경제성과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짧은 시에 서정적으로 압축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은은한 서정을 느낀다. 그대 그리워 하는 마음이 아직도 그 물푸레나무 잎의 물빛이라는 표현..

짧은 시 2025.04.23

함민복 그림자

함민복 그림자.고통에 시달리는 현대인에 대한 따뜻한 연민과 배려그림자/함민복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뜻했으면 좋겠다.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 🍒 ❄출처 : 함민복 시집, 『말랑말랑한 힘』, 문학세계사, 2005. 🍎 해설이 시는 자신의 ‘그림자’를 하나씩 안고 살아가고 있는 지상의 모든 존재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어 고통 없는 세상이 펼쳐질 것을 염원하는 열망을 담고 있다. 그림자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가 지니기 마련인 분신이다. 밝음과 대비되는 어둠을 내포하며, 모든 존재가 지니는 아픔과 상처 같은 것을 상징한다. ‘시들어 떨어지는 꽃’, ‘허리가 휜 어머니’..

좋은시 2025.04.20

함민복 만찬

함민복 만찬. 따스한 인간미가 넘치는 시.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만찬/함민복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당신 마음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 ❄출처 : 함민복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항비, 1999. 🍎 해설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에서 반찬을 보내 본 사람은 안다. 혼자 사는 게 안쓰러워서 반찬을 보내 본 사람은 안다, 이 시의 마지막 4연에서는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이라고 하여, 당신이 보내온 반찬을 먹으며 반찬을 보내온 당신의 마음에 감사하고 있다.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이라는 시 구절은 진한 감동이 묻어나는 명시의 한 구절이고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다. 이 시는 반찬을 보내준 당신이나 반..

좋은시 2025.04.18

송수권 며느리밥풀꽃

송수권 며느리밥풀꽃. 고전적 장엄함과 토속적 정서의 맛이 잘 어우러진 명시.며느리 밥풀꽃/송수권날씨 보러 뜰에 내려그 햇빛 너무 좋아 생각나는산부추, 개망초, 우슬꽃, 만병초, 둥근범꼬리,씬냉이, 돈나물꽃이런 풀꽃들로만 꽉 채워진소군산열도, 안마도 지나물길 백 리 저 송이섬에 갈까 그 중에서도 우리 설움뼛물까지 녹아흘러밟으면 으스러지는 꽃이 세상 끝이 와도 끝내는주저앉은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꽃울엄니 나를 잉태할 적 입덧나고 씨엄니 눈돌려 흰 쌀밥 한 숟갈 들통나살강 밑에 떨어진 밥알 두 알혀 끝에 감춘 밥알 두 알몰래몰래 울음 훔쳐먹고 그 울음도 지쳐추스림 끝에 피는 꽃며느리밥풀꽃 햇빛 기진하면은 혀 빼물고지금도 그 바위섬 그늘에 피었느니라. 🍒 ❄출처 : 송수권 시집, 『초록의감옥』, 지식을만..

좋은시 2025.04.14

박목월 불국사

박목월 불국사.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명사로만 연결 함축.불국사/박목월흰 달빛자하문 달 안개물소리 대웅전큰 보살 바람소리솔소리 범영루뜬 그림자 흐르히젖는데 흰 달빛자하문 바람소리물소리. 🍒 ❄출처 : 박목월 시집, 『산도화』, 영웅출판사. 1955. 🍎 해설흰 달빛 내리는 어느 깊은 가을 밤, 엷은 안개가 드리워진 불국사의 자하문, 범영루의 신비스런 풍경을 대웅전의 석가모니불이 은은한 미소를 띠며 내려다보고 있을 때, 토함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무거운 적막을 깨뜨린다. 서술적 동사나 조사의 사용없이 명사와 명사로 된 행과 연의 결합을 통해서 어떤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의 함축적인 표현을 담아낸 시적 에스프리는 경이롭다 명상적 서정이..

좋은시 2025.04.12

김소월 길

일제 강점기 하, 유랑의 길을 걸었던 우리 민족의 비애감을 형상화.길/김소월어제도 하룻밤나그네 집에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웠소. 오늘은또 몇 십 리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들로 갈까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정주(定州) 곽산(郭山)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저 기러기공중에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저 기러기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길이라도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 ❄출처 :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매문사, 1925. 🍎 해설*바이: 전혀이 시는 목적지를 상실한 나그네의 비애를 소월 특유의 7,5조의 전통적 리듬과 소박하고 일상적 언어, 자문자답 형식의 대화체를 빌려 표현한 시이다. 날아다니는 새인 까마귀와 기..

좋은시 2025.04.0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