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청원 작은 샘. 자신의 마음을 닦는일.
작은 샘
/황청원
한없이 우뚝 솟은 히말라야 산정에
작은 샘 하나 있어 맑기가 거울 같단다
아무리 눈 내려도 금방 녹아 물이 되고
휘몰아치는 바람도 모른 척 비껴간단다
고요한 수면 위로 애기눈썹달 뜨는 밤
별들도 따라 내려와 함께 배경이 된단다
그런데 나는 누구의 무엇도 되지 못하고
마음속 산정의 샘도 아직 만나지 못했단다 🍒
❄출처 : 황청원 시집, 『늙어서도 빛나는 그 꽃』, 책만드는집, 2024.
🍎 해설
누구나 마음을 닦고 싶어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높은 산의 맨 위에 작은 샘이 하나 있다. 맑기가 거울 같다. 세상 풍파에도 이 작은 샘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밤에는 그 수면 위로 눈썹 모양의 달이 환하게 뜬다. 별들도 따라 와 배경이 되어 준다. 이 작은 샘이 시인의 마음의 샘이다. 시인은 이 작은 샘을 떠올려 스스로를 돌아본다.
여러분의 마음의 샘은 어떤 샘인가요?
🌹황청원 시인
1955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이 되었다. 화엄사, 법주사, 경국사 등지에서 수행정진한 적도 있다.
시집 『우리나라 새벽안개』 『다시 흰 감자꽃 피어도 고향에 갈 수 없겠지 그대는』 『떠돌이 별로 떠서』 『바람 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없음은 내 안에 그대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혼자였다면 얼마나 외로웠을까』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산문집 『칡꽃 향기 너에게 주리라』 『그대는 내 잠 속으로 와서』 『돌아오지 않는 이를 위하여』 『누군가 사랑하고 싶을 때 길을 떠나라』 『마음으로 부르는 이름 하나』 『언제나 너의 이름은 따뜻하다』 『혼자 살기엔 너무 쓸쓸한 세상』, 사진산문집 『새벽여행』 등을 냈다.
그리고 국악 음반 『시인 황청원과 슬기둥의 만남』에 발표됐던 여러 편의 노래시 중 「소금장수」는 초·중·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렸다.
지금은 오랫동안 해왔던 방송 진행자 일은 물론 바깥 활동 모두 접고 안성 죽산 용설호숫가 귀범전가歸凡田家 무무산방無無山房에 살며 마음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있다.
❄출처 : 황청원 시집, 『늙어서도 빛나는 그 꽃』, 책만드는집, 2024, 출판사의 저자 소개문
🌹장사익 가수의 평
황청원 마음단시는
마음 달달하게 하는 시다
마음 단단하게 하는 시다
한없이 우뚝 솟은 히말라야 산정에
작은 샘 하나 있어 맑기가 거울 같단다
아무리 눈 내려도 금방 녹아 물이 되고
휘몰아치는 바람도 모른 척 비껴간단다
고요한 수면 위로 애기눈썹달 뜨는 밤
별들도 따라 내려와 함께 배경이 된단다
그런데 나는 누구의 무엇도 되지 못하고
마음속 산정의 샘도 아직 만나지 못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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