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저 많이 컸죠. 성인의 마음도 움직이는 아름다운 동시.저 많이 컸죠/이정록할머니는싱크대가 자꾸 자라는 것 같다고 합니다장롱도 키가 크는 것 같다고 허리 두드립니다 할머니 키가 작아져서 그래말하려다가 이불을 펴 드렸습니다허리가 꼬부라져서 그런거야입술을 삐죽이다가, 싱크대 찬장높은 칸에 놓인 그릇을아래 칸에 내려놓았습니다 우리 손자 많이 컸다고이제 아비만큼 자랐다고 웃습니다쓰다듬기 좋게 얼른 머리를 숙입니다 ❄출처 : 이정록 시집, 『저 많이 컸죠』, 창비, 2013. 🍎 해설자꾸만 작아지는 할머니 키를 키우는 방법을 손자는 알고 있다. 싱크대에 올려진 그릇을 할머니 손에 잘 닿도록 낮은 곳으로 옮겨 놓는다. 우리 손자 많이 컸다고 이제 아비만큼 자랐다고 웃는다. 손자는 할머니가 쓰다듬기 좋게 얼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