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효근 우산이 좁아서. 비 오는 날 한 우산 속의 커플.우산이 좁아서/복효근왼쪽에 내가오른쪽엔 네가 나란히 걸으며비바람 내치리는 길을좁은 우산 하나로 버티며 갈 때그 길 끝에서내 왼쪽 어깨보다 덜 젖은 네 어깨를 보며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면길이 좀 멀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내 왼쪽 어깨가 더 젖었어도 좋았을걸 하면서젖지 않은 내 가슴 저 안쪽은 오히려 햇살이 짱짱하여그래서 더 미안하기도 하면서 🍒 ❄출처 : 복효근 시집, 『따뜻한 외면』, 실천문학사, 2013. 🍎 해설하나의 우산 밑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다.상대방의 어깨가 젖을까 내 한쪽 어깨를 흠뻑 적셨다. 자신의 옷이나 자신의 어깨가 젖지 않으면 상대에게 미안하다. 한 우산 속, 반쯤 젖은 남자의 등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작은 배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