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옛집 마당에 꽃피다. 꽃은 세계를 변화시킨다.옛집 마당에 꽃피다/김선태옛집 마당을 숨어서 들여다본다 누군가 빈집을 사들여 마당에 텃밭을 가꾸었나온갖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울며 맨발로 뛰쳐나왔던 내 발자국 위에울음꽃 대신 유채꽃 고추꽃 환하다어머니 아버지 뒤엉켜 나뒹굴던 자리에도언제 그랬냐는 듯 깨꽃 메밀꽃 어우러졌다 불화의 기억 속으로 화해가 스민 것인가 가만히 귀 기울이니 식구들 웃음소리 들린다폭력의 아버지도 눈물의 어머니도뿔뿔이 흩어졌던 형제들도 모두들 돌아와마당에 꽃으로 웃고 있다 슬며시 옛집 마당에 들어가 꽃으로 서본다 ❄출처 : 김선태 시집, 『그늘의 깊이』, 문학동네. 2014. 🍎 해설어릴 때 살던 옛집을 훔쳐 본다. 그 마당에 누가 가꾸었는지 옛날의 울음꽃 대신 유채꽃, 고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