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좋은 시 벗 하나 있었으면. 좋은 벗 하나만 있어도 인생은 행복하다.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출처 : 도종환 시집, 『당신은 누구십니까』, 창비, 1999.
🍎 해설
친구는 중요하다. 정다운 친구와 마주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은 인생의 즐거운 시간이다. 좋은 친구는 술과 같은지도 모른다. 그런 친구와 만나면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준다.
좋은 친구의 정의는 무수히 많다.
'저녁 강물 같은 벗'은 말을 해도 알고 하지 않아도 아는 친구이다.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 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는 내가 어려울 때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채는 친구다.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번잡스럽지 않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이면 그만이다.
친구는 많은데 친구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마음을 열 수 있는 친구 하나만 있어도 사는 것이 행복할 수 있다. 삶에 지쳐 있을 때에도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 있다.’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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