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박용래 좋은 시 구절초

무명시인M 2022. 11. 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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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래 좋은 시 구절초.

박용래 좋은 시 구절초. 구절초 가는 허리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사내 자격이 없다.

구절초

/박용래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 모자 차양이 숨었는 꽃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
 
❄출처 : 박용래 시집, 『먼 바다』, 창작과비평사, 1984.
 

🍎 해설

구절초는 가을날 들판을 아름답게 장식해 주면서 우리를 조용히 위로해 주고 있는 새하얀 들국화다. 보통 음력 9월 9일 무렵에 꽃이 핀다고 해서 구절초(九節草)라고 불린다고 한다.
 
안도현 시인은 구절초 가는 허리를 오래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그는 사내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했다. 마찬가지 논리로 말한다면 구절초를 만났을 때 한 송이쯤 머리에 꽂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녀는 처녀가 아니다.
 
시인은 ‘누이’를 부르면서부터 시를 시작한다. 죽은 누이에 대한 회상같기도 하고 누이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내 고장 부소산’도 나오고 ‘대려서 먹던 기억’ 도 나오고 ‘여학생의 마아가렛’과 ‘여학생의 여름모자’도 나오고 ‘단추구멍과 머리핀’도 나오고 ‘여우가 우는 추분’과 ‘도깨비불’도 나온다. 시는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 시를 읽으면 아련한 기억 속의 고향이 문득 떠오르고 숨겨 둔 나만의 그리움이 되살아남을 어쩔 수 없다. 가을에 겪게 되는 그리움을 노래한 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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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머리핀에 꽂아도 좋을 사랑아
누이야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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