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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좋은 시 김밥 싸야지요

무명시인M 2022. 11. 9.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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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좋은 시 김밥 싸야지요.

박노해 좋은 시 김밥 싸야지요. 가을이다. 김밥을 싸서 가족과 함께 소풍을 가보시기 바란다.

김밥 싸야지요

/박노해

어미니 뭐해요 김밥 싸야지요

오늘은 휴일인데 아침해도 밝네요

고단하신 어비진 가을볕을 먹어야 해요

푸른 하늘물에 시린 눈동자 씻어야 해요

 

어머니 오늘은 김밥을 싸요

우린 너무 좁게 지냈잖아요

우린 너무 빨리 살았잔아요

 

텔레비전도 끄고 짜잔한 말도 끄고

오늘은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천천히 흙길을 걸어보아요

우린 가슴샘에서 솟아나는 참얘기를

오롯이 나눈 지가 너무 오래 되었어요

 

​산자락을 돌아 들길을 걸으며

아버지 휘파람을 불어주세요

어머니 십팔번을 불러보세요

철이네도 같이 가요 민이네도 불러요

우리 함께 합창하며 둥글둥글 춤추어요

 

​어머니 뭐해요 김밥 싸야지요

오늘은 휴일날, 가을 아침해는 너무 맑은데

아버진 으응 으응 피곤한 신음만 토하시고

어머닌 그으래 그으래 눈도 안 떠지시고

우린 김밥을, 김밥을 싸야 하는데 🍒

출처 : 박노해 시집, 참된 시작, 창비, 1999.

 

🍎 해설

이 시가 수록된 박노해 시집, 참된 시작, 창비, 1999년 판에서 출판사는 이 시집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밑모를 어둠 속에서도 부드러운 만큼 강한 강철 새잎을 싹틔우려는 한 순결한 정신의 감동적 고투를 보여준다."

 

이 시는 박노해 시인이 노동자 시인으로 활동하던 때의 시다. 이 시에도 물론 노동자 옹호 무드가 엿보이지만 정치삐라를 벗어났다.

고단한 노동으로 잠을 깨어나지 못하는 부모의 모습이 강조되지만 소풍을 조르는 아이의 마음을 통해 평화로운 가족의 일상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소풍하기 좋은 가을입니다.

일이 잘 안 풀리고 마음이 답답한 가을날엔 맛있는 김밥을 싸서 온 가족이 소풍을 떠나보세요.

 

당신이 잘 만들고 가족이 좋아하는 김밥은 어떤 김밥인가요?

햄김밥, 누드김밥, 꼬마김밥, 삼각김밥, 치즈김밥, 참치김밥, 시금치 계란말이김밥, 단무지 우엉김밥, 충무김밥(속 재료로 삶은 갑오징어 등 해산물) 중 어떤 김밥인가요?

 

일단 김밥을 싸서 소풍을 가보세요. 여러분의 마음소풍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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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니 뭐해요 김밥 싸야지요

오늘은 휴일인데 아침해도 밝네요

고단하신 어비진 가을볕을 먹어야 해요

푸른 하늘물에 시린 눈동자 씻어야 해요

 

​어머니 뭐해요 김밥 싸야지요

오늘은 휴일날, 가을 아침해는 너무 맑은데

아버진 으응 으응 피곤한 신음만 토하시고

어머닌 그으래 그으래 눈도 안 떠지시고

우린 김밥을, 김밥을 싸야 하는데

어머니 뭐해요 김밥 싸야지요
오늘은 휴일인데 아침해도 밝네요
오늘은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천천히 흙길을 걸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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