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노천명 명시 사슴

무명시인M 2021. 8. 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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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명시 사슴.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노천명 명시 사슴. 노천명 시인의 대표작이자 국민 애송시다.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한다.

사슴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

 

출처 : 노천명, 사슴(1938), 노천명 처녀시집 산호집, 천명사, 1938.

 

🍎 해설

사슴의 향수를 균형 잡힌 형태와 절제된 시어로 형상화한 우수 서정시다. 과장이 없는 군형감과 안정감을 준다.

첫 행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가 이 시의 방아쇠다. 사슴이라는 이 명시의 대명사가 되었다. 사슴이 고고한 긴 목과 슬픔을 동시에 지닌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노천명 자신이고 이 시가 시인의 자화상이라는 견해가 많다.

 

많은 문학평론가들과 연구가들은 이 시가 시인이 사슴을 자기 동일화하면서 자기 존재의 고독을 풀이하는 것으로 보았다.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바라본다라고 하는 결론 속에는 현실적인 면에서 낙원을 상실하고 과거 속에서 삶의 위안을 성취하려는 애달픈 안간힘이 담겨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들이 모두 이 시의 사슴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향기로운 관과 함께 무척이나 높은 족속이었을 것이라는 자아에의 어렴풋한 기억, 자아의 높은 이상, 이런 것들을 잊지 않고 추구하면서 냉엄한 현실 속에서 슬픈 모가지를 한 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을 우리는 때때로 발견하게 된다.

이 명시를 오늘에 다시 읽으면서...

 

* 1.‘먼 데 산을 바라본다.’가 원문시다. ‘쳐다본다로 되어 있는 시가 많은데, 출판사가 고친 것인지 시인이 수정한 것인지 입증하기 어렵다.

2.대학입시에서 이 시를 예문으로 제시하고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을 사선다지 질문으로 출제했는데 많은 수험생들이 사슴 대신에 기린을 선택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유머로 지어낸 말인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시는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붙박이 시로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Photo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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