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김현승 명시 가을의 기도

무명시인M 2021. 9. 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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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명시 가을의 기도. Photo Source : www. unsplash. com

김현승 명시 가을의 기도. 국민애송시다. 이 블로그는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로 선정하였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출처 : 김현승, 가을의 기도, 문학예술 195611월호에 발표, 김현승 시선집, 민음사. 2005.

 

🍎 해설

오늘은 91일이다. 해마다 9월이 오면 국민들은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다시 한번 읽어 본다. 이 시는 홀로 남이 있는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영혼의 시로 남아 있다.

 

이 시는 기도와 사랑과 고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첫 번째 연에서의 가을은 기도하기와 시 쓰기를 위한 모국어에 대한 욕망을 노래하고 있다. 낙엽과 모국어를 자연스럽게 결합하면서 시인의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표현되고 있다. 겸허한 자세로 기도문과 같은 모국어 시로 자신의 마음이 채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두 번째 연에서는 사랑이 주제다. ‘사랑하게 하소서로 시간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에서 처럼 사랑의 원리는 시간을 두고 가꾸어 가는 과정으로 시인은 인식하고 있다.

 

세 번째 연에서는 고독한 영혼에 대한 욕망을 나타낸다. 고독이 주제다. 온갖 욕망과 고뇌로부터 벗어나 홀로 있고자 하는 바램을 표현한다. 가을 나무들이 잎을 떨구듯이 인간의 온갖 욕망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내 영혼은 마른 나무가지라는 무욕의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다는 기도를 드린다. 마지막에 나오는 까마귀는 시인 자신의 무욕의 영혼의 새를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에는 봄의 바다와 여름의 백합, 가을의 낙엽, 겨울의 마른 나뭇가지 등 삶의 사계절이 등장한다. 동시에 생로병사라는 인생 삶의 전 과정이 압축되어 있다.

 

🌹김현승 시인

김현승(金顯承, 1913 ~ 1975년 향년 63) 시인은 독실한 개신교 장로회 신자로서 기독교 정신과 인간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내용을 시로 형상화했다.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하였다. 평생 고독과 슬픔을 시의 주제로 삼았다. 그래서 고독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감각적 언어와 참신한 서정으로 생의 예지를 추구한 시를 썼다.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시를 많이 썼으나 시인 자신은 "나는 또한 신앙에 순응하기만 하는 시인은 아니다"라며 "떳떳하고 참되고 올바른 인간정신을 나의 시에 스며들게 하는 데 더 큰 가치를 느낀다"고 말했다.

 

시인은 숭전대학교(현숭실대학교)교수로 재직하던 1975, 숭전대학교 채플 시간에 기도를 드리는 중 향년 63세로 소천하였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참고 음악: The Prayer(기도: 한글 자막)

https://youtu.be/fRmn9XzmLx0?si=3xF_1LAZbSmCTb6C

Photo Source :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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