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노천명 좋은 시 푸른 오월

무명시인M 2021. 5. 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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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 좋은 시 푸른 오월. Photo Source: www. unsplash.com

노천명 좋은 시 푸른 오월. 계절의 여왕 5월도 다 가고 있다.

푸른 오월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신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출처 : 노천명, 푸른 오월, 김희보 엮음, 한국의 명시,가람기획, 2003.

 

🍎 해설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명명한 유명한 시다.

시인은 화사하게 피어나는 5월의 라일락 향기와 풀냄새 가득한 전원풍경을 아름답게 노래한다. 한때 찾아오는 고독과 향수와 애수는 5월의 위력 앞에 날아가 버린다.시인은 다시 5월의 하늘로 힘차게 비상하는 환희와 의지를 아름다운 시어와 리듬으로 노래하고 있다. 아쉽게 푸른 5월도 다 가고 있다.

 

🌹 노천명(盧天命, 1912~ 1957, 향년 45)

한국 여류시인의 파이오니어. 첫사랑(실패)을 잊지 못해 평생 독신으로 지냄. 조선일보 기자 시절 조선일보 학예부장이던 김기림 시인의 끈질긴 구애를 끝까지 거부하였다.

1957, 뇌빈혈로 병원에 입원, 입원비가 모자라 친구들이 성금을 거두어 주었으나 거부, 병실의 벽면에 원고지를 대고 글을 써서 치료비를 벌었다.

 

논란이 많은 파란만장한 생애(논란의 쟁점은 생략). 그의 시에는 주로 개인적인 고독과 슬픔의 정서가 부드럽게 표현되고 있다. 화려함과 애수가 공존하였다. 전통 문화와 농촌의 정서가 어우러진 소박한 서정성, 현실에 초연한 비정치성을 띄고 있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Photo Source: www.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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