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반칠환 갈치조림을 먹으며

무명시인M 2024. 1. 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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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칠환 갈치조림을 먹으며.

반칠환 갈치조림을 먹으며. 역지사지의 정신이 함축되어 있는 짧은 시.

갈치조림을 먹으며

/반칠환

얼마나 아팠을까?

이 뾰족한 가시가 모두 살 속에 박혀 있었다니 🍒

 

출처 : 반칠환 시집, 웃음의 힘, 지혜, 2012.

 

🍎 해설

반칠환 시인은 짧은 시의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독자들과 간명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시인의 자세는 감동적이다. 짧지만 긴 여운, 의표를 찌르는 해학과 통찰의 시편들은 인터넷 시대에 시가 어떻게 사람들의 가슴에 스밀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문학적 소통의 시금석이자 내비게이션이다.

 

재치문답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시 언어의 경제성과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짧은 시에 서정적으로 압축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반칠환의 짧은 시는 모순이 많은 오늘의 세태를 촌철의 시어들로 꼬집으면서도 웃음과 긍정을 잃지 않고 있다.

 

이 짧은 시도 웃음과 해학, 세태의 비판, 통찰과 시적 직관이 잘 디자인 되어 있다.

갈치구이나 갈치조림은 아주 맛있는 음식이다. 갈치에는 가시가 많다. 사람들은 가시를 발라 가면서 갈치조림을 먹을 때 시인과 같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갈치 입장에서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상대편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사자성어다. 상대편의 처지나 형편에서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살면서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대화에서도 상대가 자신의 의견을 경청하듯이 자신도 상대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이 시는 우리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유머러스하게 압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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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팠을까?

이 뾰족한 가시가 모두 살 속에 박혀 있었다니

갈치조림을 먹으며.
얼마나 아팠을까?
이 뾰족한 가시가
모두 살 속에 박혀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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