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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건 짧은 시 벙어리장갑.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시.
벙어리장갑
/신형건
나란히 어깨를 기댄 네 손가락이 말했지.
우린 함께 있어서 따뜻하단다.
너도 이리 오렴!
따로 오똑 선 엄지손가락이 대답했지.
혼자 있어도 난 외롭지 않아.
내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걸. 🍒
❄출처 : 신형건 시집, 『거인들이 사는 나라』, 푸른책들, 2017.
🍎 해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털실로 떠 준 벙어리장갑. 모양도 예쁘고 털실로 짜기도 쉬워 한때 연인들의 선물로도 인기가 있었던 벙어리장갑.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 온다. 네 손가락이 함께 붙어 있어 체온을 나누면서 ‘너도 이리 오렴!’, 더불어 함께 사는 메시지를 던진다.
엄지손가락이 ‘난 외롭지 않아, 내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걸’, 사회적 책임을 표나지 않게 응축하고 있다.
돈 잘 버는 치과의사를 그만 두고 춥고 배고픈 전업시인의 길에 들어 선 신형건 시인의 건승을 빈다. 교과서들은 그의 시를 많이 수록하고 있다. 이 시도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나란히 어깨를 기댄 네 손가락이 말했지.
우린 함께 있어서 따뜻하단다.
너도 이리 오렴!
따로 오똑 선 엄지손가락이 대답했지.
혼자 있어도 난 외롭지 않아.
내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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