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황인숙 내 삶의 예쁜 종아리

무명시인M 2023. 10. 2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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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내 삶의 예쁜 종아리.

황인숙 내 삶의 예쁜 종아리.모든 삶에는 오르막길이 있다.

내 삶의 예쁜 종아리

/황인숙

오르막길이

배가 더 나오고

무릎관절에도 나쁘고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

 

출처 : 황인숙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 문학과지성사, 2022.

 

🍎 해설

시인은 이태원 해방촌 언덕이 많은 동네, 가파른 골목길을 매일 오르락내리락하느라 굵어진 자신의 종아리를 보고 역설적으로 예쁘다고 표현한다.

오르막길이 많은 내 삶처럼이라는 엄정한 리얼리티를 유머와 위트로 표현하고 있다.

 

오르막길이 어찌 시인만의 길이겠는가. 모든 삶에는 오르막길이 있다. 오르막을 오를 땐 희망이 있고 동시에 내리막길을 품고 있지 않은가.

 

매일 가파른 오르막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사회의 약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숨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이 시가 좋다.

 

황인숙 시인은 이 시가 수록된 시집 내 삶의 예쁜 종아리2023, 21회 지훈문학상과 제5회 김종철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시인에게 축하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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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이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오르막길이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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